아빠의 참여가 중요해요!
예전에 비해 육아에 대해 공부하는 아빠가 많아졌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아내는 남편이 육아를 돕지 않아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때로 남편이 육아에 참여하면서 의견이 달라 싸우게 된다고도 하고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편이 가장 많이 듣는 육아 잔소리 1위가 “일찍 들어와서 애 좀 봐(37%)” 2위가 “TV 끄고 책 좀 읽어줘(30%)” 3위가 “평일에 못 놀아주면 주말에라도 놀아줘야지(23%)”였는데요(아기낳기좋은세상 서울 운동본부와 한국워킹맘 연구소).
애와 놀아주고 책 읽어주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많은 남편은 잔소리로 여기며 힘들어하네요. 아내는 아내대로 행동이 바뀌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해하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일관성 있게 해야 해요.
부부의 교육 방식이 조금 다르더라도 큰 틀에서는 같아야 합니다. 글씨 쓰기가 서툰 자녀에 대해 한쪽 부모는 야단을 치고 한쪽 부모는 괜찮다고 하면 아이는 헷갈리게 되죠. 아이는 마음이 더 끌리는 부모 편을 들거나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는 다른 부모를 미워하게도 됩니다. 한쪽 부모가 무조건 허용적일 경우 다른 쪽 부모의 말을 듣지 않게 되기도 하고요. 어떤 경우는 부부가 자녀를 사이에 두고 힘겨루기 하며 감정싸움으로까지 가기도 하는데요. 육아에 대해 의견이 다르고 역할 분담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이 생기는 거지요.
이런 경우 부부는 자녀 교육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나누어 협력해야 합니다. 남편의 육아참여로 부부의 애정이 높아져야 하는데 불만이 높아지면 곤란하지요. 만약 육아 문제에 있어서 협력이 안 된다면 근본적인 부부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둘째, 구체적으로 도움을 청하세요.
부부가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맡아 육아를 하면 좋은데요. 이때 조금 더 육아를 잘하는 쪽이 배우자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좋습니다. 막연하게 “애랑 놀아줘” “책 좀 읽어줘”라고 하면 설문에 나와 있다시피 잔소리밖에 안 됩니다. 배우자가 육아에 서툰 것은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아이가 잠들기 전에 이 책을 30분 정도 읽어주면 좋겠어”, “밥 먹고 나서 그림책 세 권정도 읽어줄래?”, “아이가 10시에는 잠드니까 늦어도 8시까지는 집에 들어와서 아이와 놀아주면 어떨까?”처럼 날짜나 시간, 부탁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배우자를 행동으로 이끌기 쉽습니다.
셋째, 지지와 응원을 해주세요.
부부의 주체적인 육아 참여를 위해서 서로의 응원은 필수적인데요.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에게 좀 더 적극적인 육아 참여를 요청할 때 남편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격려해 주면 좋습니다. 칭찬은 몸치인 남편도 춤추게 만드는 거지요. 많은 경우 몸으로 놀아주기에는 아빠가 최고이기 때문에 남편의 육아 참여를 적극 지지하고 응원해 주세요.
유아 시기는 신체발달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몸 놀이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유아들의 신체 활동은 뇌를 자극하여 기분 좋게 하는 호르몬과 뇌 향상 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요. 아이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사고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라도 신체활동을 하게 하는 건 중요합니다. 이때 그림책을 함께 보며 아빠가 아이와 함께 몸을 부대끼며 놀아주면 책을 보면서 놀이를 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빠와의 몸 놀이 그림책 셋
가장 쉬운 방법은 그림책에 소개된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해 보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오리가 뒤뚱거리며 걷는 그림을 보면서 오리처럼 걷고 소리를 내보는 거죠. 부모가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내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보고요. 이런 활동은 아이에게 책을 적극적으로 보는 습관을 길러줘요.
<아빠 비행기 타고 슈웅>에서 아빠는 아이를 등에 태우고 발등에 아이 발을 얹고 걸음마를 합니다. 아이는 아빠 팔에 매달리고 아빠 몸에서 미끄럼을 타죠. 이때 현실의 경험이 상상으로 극대화되어 아빠 등은 말이 되고, 아빠와 함께 걷는 것은 얼음나라 펭귄들과 걷는 게 되는데요. “이랴, 이랴” “주르륵, 주르르륵”처럼 소리흉내말이 반복적으로 나와 아이는 언어에 대한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아빠가>는 2017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조원희 작가의 그림과 안단테 작가의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아빠가 완벽한 존재이길 바라는 아이의 상상은 거침없는 선과 화려한 색으로, 실제로는 초라할 수도 있는 아빠 모습은 소박한 선과 무채색으로 보여주죠. 아이는 아빠가 날마다 놀아주고 재미있는 곳에 데려가 주길 바라지만, 반복적으로 나오는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나는 아빠가 좋아요”는 오로지 아빠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아이의 마음을 나타냅니다.
<또, 또, 또 해주세요>는 칼데콧 영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아기가 가족과 갖는 즐거운 놀이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사람들이 따스한 정을 나누며 함께 사는 즐거움을 많이 다루었는데, 이 작품에도 여러 인종의 인물이 나옵니다. 이제 막 뜀박질을 시작한 아이는 아빠가 비행기를 태워주고 할머니가 뽀뽀할 때마다 “또, 또, 또……”를 외치죠. 가족과 함께 노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가족과 놀며 스킨십을 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살려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빠,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위해 기꺼이 할머니도 되고 사자도 되며 우주선도 되는 아빠, 온몸으로 놀아주는 아빠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멋집니다. 아이는 아빠가 좋고 자랑스럽고 든든하고요. 아이가 훗날 기억하는 것은 책 내용보다도 아빠가 나와 함께 놀아준 일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놀고, 아이의 성장을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아이에게 아빠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임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