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해요
“창의성 교육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조됐습니다. 그 이유는 미래는 불확실하고 세상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미 많은 나라에서 창의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어린 시절부터 창의성 교육에 힘쓰고 있는데요.
EBS <지식 채널>에서 소개한 독일의 창의성 교육을 보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1년 동안 1부터 20까지의 덧셈과 뺄셈의 계산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손가락이나 발가락, 혹은 도구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회를 충분히 주며 스스로 원리를 터득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바로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힘”을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창의성이란?
창의성에 대해 많은 학자의 의견이 다양한데요.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능력과 상상력(린다 나단)
* 변화를 이끄는 과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하게 만드는 것(제라드 푸쇼)
* 창의성 요인은 감수성, 유창성, 독창성, 정교성(길포드)
* 창의성 요인은 호기심, 독창성, 모험심, 위험 감수, 상상력, 유머, 심미안(하트맨)
* 사고의 융통성과 아이디어의 유연성으로 남과는 다른 사고방식(로웬펠드)
* 사회적인 창의성은 발명가나 과학자, 예술가 등에서 볼 수 있는 특수 재능(메슬로우)
* 모든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능력으로 개인의 표현, 자기실현 욕구에서 출발하는 상상적 경험(씨스톤)
창의성 개념은 1950년대에는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 이후에는 새로울 뿐 아니라 유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문제해결력을 강조하다가 2000년대에는 통합적인 경험을 융합하는 통찰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창의성은 유아기에 발달시키기 좋은데요. 유아기는 언어 발달이 폭풍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유아는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4~7세의 유아는 예술적 민감성이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상상에 빠져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창의성 교육의 결정적 시기입니다.
첫째, 글 없는 그림책으로 이야기 상상하기
글 없는 그림책은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유아 스스로 이야기를 구성하며 읽을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한 그림을 넘기면서 사건의 순서를 연결하고 생략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융통성과 독창성, 상상력 등을 발휘하게 합니다.
한 아이가 주운 열쇠로 거리의 한 모퉁이에 있는 문을 엽니다. 그러고는 문 저편 세계로 들어가 여러 사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아이가 닫힌 문을 열고 낯선 세계로 선뜻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운 상상이 있기 때문이겠죠.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며 그림책 속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지 이야기를 꾸며 보세요. 읽을 적마다 다른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둘째, 개방형 질문으로 생각의 폭 넓히기
창의성이 높은 아이들의 특징 중 한 가지는 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길고 궁금한 것에 대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대화의 중심에 책을 두면 대화거리가 풍부해지는데, 이때 “예, 아니요”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야 하는 개방형 질문이 아이의 창의적인 표현을 촉진시킵니다.
유치원에 가기 싫은 땅콩이는 “만약에 말이야, 유치원에 안 가면…?” 하고 상상에 빠집니다. 자신이 사라지면 유치원의 선생님, 부모, TV 등 온 세상이 땅콩이를 찾기 위해 소동을 벌이는 상상입니다. 그 상상은 현실적이면서도 천진스럽습니다.
이 책을 읽고 “○○는 언제 유치원에 가기 싫어?” “우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처럼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질문을 해 보세요. “만약 땅콩이라면? 땅콩이의 엄마라면?”의 질문도 좋고 “만약 바람이라면? 하늘을 난다면? 마법사라면?”처럼 “만약에 내가~”로 상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셋째, 패러디 그림책으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기
패러디 그림책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뒤집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더 넓고 깊게 생각하도록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의미를 다양하게 생각하고 기존 이야기와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생각하며 창의적 사고가 길러집니다.
이 책은 게으름과 성실에 대해 알려 주는 <토끼와 거북이>를 패러디해 숲 속 동물들이 경쟁을 넘어서 화합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날마다 동물들의 싸움으로 시끌시끌한 숲 속 마을에서 토끼 씨만 싸우지 않고 이웃들과 교류도 없습니다. 그와 달리 거북이 양은 이웃을 배려하며 교류를 잘합니다. 그런 거북이 양이 달리기를 시작하자 토끼 씨는 운동을 하고 숲 속 동물들 또한 달리기를 하느라 싸울 틈이 없었죠. 그리고 마침내 달리기 경주를 통해 온 숲은 잔칫집이 됩니다.
토끼와 거북이, 부엉이, 비버, 곰 등의 과장된 표정과 행동은 재미를 더하고 주인공을 연속 배열해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거나 책을 옆으로 돌려 보게 하는 화면 구성은 자유롭습니다. 이 책을 기존의 이야기와 비교하며 읽고 또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넷째, 미술 활동으로 다양한 표현하기
미술 활동은 유아가 자신의 생각과 상상, 경험 등을 능동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으로 유아의 창의성과 독립심, 모험심, 과제수행력, 호기심 등을 길러줍니다. 미의식이 길러지고 욕구나 갈등, 생각 등이 표현되기 때문에 유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림에 자신이 없는 베티는 도화지에 점 하나만을 찍어 놓고 난감해 하지만 교사는 그 그림을 칭찬합니다. 그림에 자신감을 얻은 베티는 점점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며 전시회를 열 정도가 되는데요. 크리스토퍼 상을 수상한 이 책은 “그림은 잘 그리는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림책의 그림은 아이에게 훌륭한 미술교재가 될 수 있는데, 그림책마다 다양한 예술적 요소와 예술 양식을 보여주며 작품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고 인상 깊은 장면을 따라 그리거나 뒷이야기를 상상하여 그리기, 만들기,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 표현하기 등을 자유롭게 하도록 도와주세요.
그림책은 “들고 다니는 미술관”이며 “글과 그림의 행복한 결혼(러셀)”입니다. 좋은 그림책으로 아이의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적 사고를 기르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