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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뚫려도 돼..?’ 4층에서 추락한 택시

by 뉴오토포스트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택시 추락
택시 기사의 부주의와 잘못된 건물 설계가 만든 사고
사고 추가 발발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해

%EC%8A%A4%ED%81%AC%EB%A6%B0%EC%83%B725.png 사진 출처 = 유튜브 '한문철의 블랙박스'

7월 11일,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상가 건물 주차타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4층 높이의 주차구역에서 택시 한 대가 가벽을 들이받고 벽이 무너져 그대로 추락한 것이다.


현장 사진과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택시는 그대로 추락해 인도 인근에 처박혔고, 차량은 크게 파손됐다. 다행히 차량이 충격을 흡수해 주고 근처에 차량이나 사람이 없어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부주의와 허술한 설계가 만든 합작 사고

Depositphotos_15861431_L.jpg 출처 = 'depositphotos'

사고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운전자의 실수, 다른 하나는 건물의 구조적 허점이다. 당시 해당 택시 기사는 5층에서 내려가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인해 그대로 앞으로 돌진했고, 이 과정에서 4층 주차구역을 둘러싸고 있던 얇은 가벽을 들이받았다. 음주마약, 무면허 운전을 한 건 아닌 것으로 파악되었다.


문제는 이 가벽이 차량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안전 난간이 아닌, 얇은 패널로 구성된 일종의 시각적 차단용 구조물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고작 승용차 한 대 무게도 견디지 못하는 구조물이 고층 주차 공간의 유일한 방어선이었다는 사실은 논란이 되었다.


해당 건물의 설계 기준과 안전시설 설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근처 시민들이나 네티즌 또한 “이런 설계면 언제든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라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한 변화

Depositphotos_478816068_L.jpg 출처 = 'depositphotos'

이번 사고는 단순히 한 운전자의 실수로 끝나서는 안 된다. 건물 설계 기준이 현재의 주차 환경과 차량 무게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주차타워 구조물은 추락 방지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들어 전국 각지에서 주차타워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층 주차장에서 차량이 추락하는 사고의 경우, 자칫하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낼 수도 있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고 이후 광주시 지자체는 해당 건물에 대한 정밀 점검에 나섰지만, 이는 사후 대응일 뿐이다. 근본적인 설계 개선과 법적 기준 강화 없이는 어디서든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차량이 고도에서 이동하거나 주차하는 공간이라면, 건축물은 사고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추락 방지를 위한 방호벽, 차량 접근을 제한하는 보조장치, 충격 흡수 기능 등은 모두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해당 건물은 그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채 수년간 운영됐고, 그 결과는 이번 사고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는 지상 주차장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주차타워, 자동식 주차장, 지하 주차장 등 여러 공간에서 여전히 차량 진입로와 외곽 사이에 제대로 된 방호 장치 없이 운에 맡기는 식의 설계가 존재한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Depositphotos_47030007_L.jpg 출처 = 'depositphotos'

이번 광주 택시 추락 사고는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운 좋게 사고를 피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사고 자체는 한 명의 부주의로 시작됐을 수 있다. 하지만 실수는 사람의 영역이고, 방지는 시스템의 몫이다. 한 운전자의 순간적인 판단 실수가, 구조물 하나로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고, 반대로 같은 실수라도 안전 설계가 있었다면 단순 접촉 사고로 끝날 수도 있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광주 사고는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전국 곳곳의 주차장과 고층 시설이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가벽, 방호 장치 미비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면, 다음 사고는 결코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이제는 법적 기준과 기술적 장치를 다시 점검할 때다. 차량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방호벽 기준 강화, 고층 주차장에 대한 정기 안전 진단 의무화, 감속 장치 및 진입 경고 시스템 도입 등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인허가 과정에서 외관이나 주차면 수만 따지기보다, 구조적 안전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더는 사고가 났으니 강화하자는 뒷북 대응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구조물 설계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과 법적 기준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


놓치면 후회할 자동차 관련 핫이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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