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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Nov 10.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이름을 알리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마음이 말의 그림이 되는 것을 많이 느낀다. 반복적인 말과 눈빛이나 행동으로 요구사항을 알아채게 한다. 하도 긁어댄 배변판을 쳐냈더니 이 아기도 지능을 바꿔 안방 문 앞 바짝 가서 우릴 쳐다보거나 작은방 앞에서 “으 흡” 해주는 소리의 이유를 우리는 가족이므로 이틀 만에 알아차렸다. 작은방은 얌냠이 달라고 할 때 안방은 밥이나 새 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할 때이다. 기가 막히다. 고구마를 삶으면 주방 앞에서 급한 눈초리를 보낸다. 말해야 준다고 하면 “으이잉” 혀가 꼬부라지는 아기 소리를 낸다. 이쯤에서 귀여운 약속을 받아냈으니 부작용 안 타는 음식을 조금 받아먹게 된다.


 반려 가족을 들이고 정을 붙이신 분들 나름대로 독특한 표시로 사랑을 담아내기에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십년 전의 승리는 내 업체에서 이름을 대며 건강은 어떠냐고 물어서 기분이 매우 배불렀었는데 그제 송지영 작가님이 미국에서 댓글에 첫마디로 태양이 이름을 불러내 주셔서 입이 쫙 벌어졌었다. 이 아이들도 감정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이기에 특히나 먼 곳에서 이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심은 내심 감사하다.



 내 반려 가족에 이름을 그대로 불러주시는 고운 분들이 있어서 웃음을 머금은 미소가 가슴 속에서부터 터지니 나는 뿌듯한 부자가 된다. 빵빵해진 볼이 슬슬 꺼지는데는 금세가 될 수 없다. 우리 강아지 이름을 특히나 장거리에서 불러 주시면 반려견이 여행을 다녀오고 인정을 받는 느낌이라 몹시 뿌듯하다.

 

 나는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감사와 마음 풍성이 일어서 내 긍정의 밭에 자주 뒹굴 수 있다.


 오늘 댓글을 달아주신 Another time 자축인묘 작가님도 타국에서 태양일 불러주셨으니 나도 이 작가님의 12년 된 반려 가족 ‘예삐’를 불러줬다. 강아지들도 자기 이름 불러주면 꼬리를 흔들고 반기듯이 이들의 이름을 들었을 때 우리는 입가가 벙벙해진다.

 

 ~~ 태양아! 오늘도 네 이름은 호두잎 좋은 냄새와 노랗게 익은 모과 냄새가 네 주위에서 번드르르 있구나. 태양이라고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리고 마음이 불편하신 분들은 이 영상을 보시고 잠시 쉼이 되어 한 번이라도 웃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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