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윤 Dec 03.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땡땡교회 주차장 앞의 썰

 주말 오후 동네의 이름있는 교회 앞을 지나칠 때였다. 막 주차를 마친 젊은 엄마와 초등생으로 보이는 두 남아가 겅중겅중 뛰는 모습을 본 찰나다.


 “엄마가 비싼 패딩 사줬는데 없어 보이는 행동 하지 마라. 응.


 “우리 패딩 제대로 잘 입었는데.”

큰아들 대답이었다.


 와 ~ 세상이 이래서 선생님들도 힘들고 동네에서 잘못 부딪힌 이웃도 관계가 걸쩍지근하다.


 내 눈엔 추워서 입는 겨울 회색 패딩이며 그냥 남자들이 충분히 입을만한 외투로 보였는데 이런 말을 쉽사리 하는구나. 아이는 엄마의 말뜻을 못 알아들어서 순수하게 제대로 입었다고 말한 것이고.


 “뛰지 마, 얘들아.”도 아니고 이 애들 엄마의 인성이 곧 아들 둘의 성품을 망가트릴 수 있기에 안타까웠다. 옆을 지나는 복슬복슬한 털코트를 입은 노인네들의 모습이 더 있어 보인다.


 저번 주엔 갈색 머리로 염색한 키 작은 아이가 친구 옆에서 자전거에서 내리다 넘어졌다. 내가 더 옆으로 가까이 갔을 때 흙이 묻은 무릎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누군지도 모르지만 일그러진 아이의 얼굴을 본 후 “많이 아프겠다.” 한순간 잽싸게 “참견마요.”

이 녀석의 말대꾸 봐라. 황당해서 말이 막혔다. 주춤하고 있는데 우리 건물로 들어간다. 4층 사는 4학년 아이였네.


 부모의 태도도 그러한 집이었다. 우리 때는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요즘 이런 아이들을 대할 때 먼저 떠오르는 게 어느 귀한 집 자녀가 저 아이의 부인이 될는지 ᆢ 불편한 저 애는 성격이 바뀔 수 있을까.


 강아지도 배가 부르면 밥그릇에서 멀어져 두 손으로 세레모니 한다.

뒷발질 못하던 태양이가 언제부터 노리고 터득했는지 이제 두 돌 되니 뒷발길질 하더라. 배움은 놀라움을 준다. 상대를 기쁘게 할 수도 상하게 할 수도 있는게 배움이다.


 세상은 요지경. AI는 아이들 인성을 교육해 줄 수 있을까. 각박해지는 마른 세상 성냥갑 같은 쌓아논 건물 속에서만 거의 생활화하며 차가움을 먼저 알게 되는 Z세대 인성이 먼저다.


 * 발이 아플까봐 염려한 태양인 차도나 흙길이 아닌 곳에서 뒷발길질 한다. 요새 터득이 됐나보다. 보고 배움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