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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Dec 20.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추위와 담쌓다

 새해의 첫날은 진짜 겨울로 시작된다. 요새의 추위는 여기에 쨉이 안 된다.

그래서 동네 산책 중 눈에 띔을 확대경 대놓고 보듯이 까발려댄다.


* 알을 까려놓았다. 잔뜩 품고 있어. 새끼 하나 놓칠세라 푸른 담요 걸쳐놓았네. *

   * 가을에 새무리처럼 옹기종기 달렸다. *

  * 위 사진 속 무리가 품었던 새끼들이 날아갈 준비 중이다. 근데 이 열매는 아주 기분 나쁜 독한 냄새로 거북하다. *

* 전기선이 정신없으니 새들도 오지 마라. *

  * 딱 한 곳에 새집이 있다. 전봇대 뒤에 *

           * 양수 터지듯 새끼를 품다. *

             * 매화가 피기 시작하고 *

    * 제비꽃이 담벼락에라도 붙어났다. *


 그래야 활동하기 좋은 봄이다. 꼬물이들이 먼저 봄을 깨워줘야 사람의 둔한 감각에 아지랑이가 핀다. 겨울잠을 서서 자는 나무를 보고 아랑곳 없이 우리는 한파에도 업이란 일을 떠난다.


 진짜 강한 추위가 엄습한 날은 이부자리서 털고 일어나기 쉽지 않고 회사 가기 싫다. 지하차도 앞에 고양이마냥 얼굴 묻고 크리고 있는 젊은 노숙인을 보니 정신이 바짝 난다. 어서 가서 일하라는 채찍질, 이어달리기 바톤처럼 받아 든다.


빅토르위고 소설 - 레미제라블 발췌
아름다운 것은 쓸모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익하다네.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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