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샵의 플라시보 효과
(9) 엄마 아버지 자식새끼
업체 한 분이 노크해서 내게 팔짱을 꼈다. 여자 아줌니들만 가는 데라며 천 원에 파는 물건이라고 무조건 쫓아가서 이틀만 참석하잖다. 20여년 전 옆 건물 아줌니 쫓아갔던 다단계 판매업소에서 계란과 휴지를 단돈 천 원 주고서 두 번 사왔던 기억이 났다. 그때도 오늘처럼 아줌니들의 파티? 살림 장만 파티!
다음날까지는 와야 하니 미리 2천 원을 내고 30cm 프라이팬을 5분 만에 받아 나왔다. 이튿날 30개들이 휴지 뭉치를 들고 오는 데는 한 시간이 소요됐다. 600명 운집해야 하는 장소에 700명 이상이 왔으며 판매업자의 영업적인 말투를 듣고 나와야 해서다. 정말 남자분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역시나 아줌니들 입술에 바르고 마후라 두르고 시장 보러 가는 것보다 몸치장을 했다.
이전에도 나보고 입술을 바르고 이쁘게 입고 오라던 뻥튀기 파시면서 건물주 하는 아줌니 말이 떠올랐다.
젊은 남자 직원들 여럿이서 이따금 아줌니의 어깨를 살짝 짚으면서 “저쪽입니다.” 또는 “한 줄로 서세요.”를 외쳤다.
아줌니들 그냥 절로 웃음이 벌어지며 젊은 기를 받고 싶어 한 듯싶다. 예전엔 동네 아줌니가 젊은 직원과 뽕짝 음악을 크게 틀고 블루스를 추며 흥을 돋워 분위기를 띄웠다. 공동구매 샵의 충동이 일게 하는 건 젊은 남성 직원의 기분 맞춰줌일 수도 있겠다.
조카사위의 엄니는 이런 다단계 용품을 사서 집에 들여놓으신 분이다. 내 엄니가 아파서 간신히 움직일 때도 연세는 같지만 사돈댁에 오셔서 엄니 손잡고 건강기구 판매소에 가셨었다. 아버진 그때 사돈댁 가실 때 차비 만 원을 주셨다. 아픈 엄마를 염려했는데 어지러워서 힘들었다고 하시는데 이분은 또 옥돌 같은 걸 사들이셨다. 조카는 옥돌인지는 모르겠으나 국이든 김치고 간에 비위가 약해서 안 먹는다고 하고 지금도 건강한 이분은 진정 내 엄니가 가실 때는 오시지 읺았다.
조카사위한테는 야단맞으셨다고 했다. 아픈 사돈이랑 어딜 같이 다니냐며 뭔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냐는 등 지청구를 들으셨다는데 그런 데 가서 왜 물건을 사 나를까 의구심이 든다. 내 아버지처럼 교회 차를 타고 가셔서도 무엇이든 사 오듯이 뭣에들 홀리는가 보다. 물론 판매업자 측에선 내 말을 반박하겠지만 유통이 이렇게 해서 되는가 보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도 끼리끼리들 집에 잔뜩 싸놨다면서도 또 사들게 된다고 하더라. 자식들의 용돈으로 이쁘게들 치장하고 와서는 며칠 있으면 큰 물건에 눈을 돌리고 연락처를 알려주며 결제한단다. 그래서 젊은 남자 직원들이 젊은 오빠역을 해주는 듯 이렇게 해서라도 기분을 내고 건강에 좋다면 훅 구매 충동이 이는가 보다.
당첨응모권에 연락처와 이름을 적어내서 투표에 행운을 맞으면 3등은 전자렌지 2등은 쿠쿠압력밥통1등은 50인치 티비를 경품으로 받는다고 설레일 때 나는 응모권을 넣지 않았다. 나는 젊은 할매이며 당기지 않은 곳에와서 좌불안석 이었다. 예전 경험상 추첨을 기대치 않았다. 다행히 1시간만에 퇴장 할 수 있어서 부리나케 나왔다.
이걸로 글이나 쓰자며ᆢ
시놓고 사용하지 않는 본성은 무엇이고 다시 또 소비하려고 하는촉이 이는 것은 무엇일까.
아버지는 염색을 하시면 가려움증이 일어서 머리를 박박 미신다. 모자를 쓰고 시청의 꽃공원에 가셔서 노인분들과 회포를 하시는데 자주 만나는 이는 시간지기가 되어 노인틈에 끼게된다. 거기다 이따금 단체에서 홍보차 나와 작은 물품을 나눠줘서 손부채 물휴지등을 타오시는데 개중 염색약도 받아오셔서는 날 주셨다. 샴푸통하고 별다를 게 없이 한 통에 짬짜면처럼 반이 갈라져 투입구도 두 개다. 설마 했는데 역시 흰머린 감추질 못하고 머릿결만 뻣뻣해진 것같아 쓰레기 처리했다. 업체에서 실패한 제품 같은데 이런걸 피부 연약한 공원의 어른들한테 무료나눔으로 선심을 쓰다니 받아든 이들은 공짜니까 좋다며 가족앞에서 살림왕이야! 자랑거리 내세우니 모순이다.
이날 700여명은 내가 가는 날도 계란 한 판 천 원 휴지 뭉치 천 원에 샀으니 업체 측은 크게 손해를 보겠으나 인원이 줄면서 결코는 큰 제품에 손을 뻗치게 되어 이익금이 발생하게 된다. 먹고사는 방법 유통업체의 마이크를 잡은 이는 언변이 특출나다. 고객차원으로 모인 아줌니들의 대답은 길들여진듯 시원시원하다. 그러나 나는 오늘 이것이 마지막이며 또다시 이런 곳에 올 줄은 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