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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외출

(21)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by 블라썸도윤

집 밖에서 마시는 음료는

특별난 맛이다


사전에 이런 여유를 가질 줄 몰랐는데

역시 사위가 같이하고

태양이도 편하게 뛰놀 수 있는

인천의 외곽에 좋은 곳이 있다


시골냄새 눈에 새기고

풀냄새 코로 맡는

대공원서 십 분 거리 서창동


빌리카페에서 각기 다른 음료를 들고

어릴 적 자랐던 얘기를

매번 해도 질리지 않아


다음 주 있을 계획도 미리 나눈다

작은 아인 14년 지기와 오사카로

사돈댁은 낭군님과 유럽으로

신혼여행 나선다


쪼금 부러워지려고 했는데 놀라움

내가 새 연재로 어릴 적 영흥도 장경리

외가를 폭로하고 있는데

사돈댁 낭군님이 영흥도 사람이라서

장경리에 별장을 짓고 있다잖은가


세상 참 좁다

그래도 부러워 말자

사위랑 카페 다니는 이들이

세상에 얼마나 돼 갔어


툭하면 자랑까지 하면서

부러워 말자

넘치게 살지 않아도

나무숲이 안온하게 좋았고

팔랑 나비 춤도 보고

잘게 열린 딸기랑 벌겋게 익어가는

흰털 어글어글 싸인 매실을

잔뜩 보았잖은가


집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같은 인천 지역에 시골 모습

풍경으로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

옛 친구들이 살던 곳을 거닐

있다는 것에서 흡족함을 갖고


이를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에

족함을 느끼면 배부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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