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볕 드는 쪽에 머무른 향기
유월 중순 첨으로 땀을 적셨다
낮이 다시 짧아지기 시작한다는
하지가 두 밤 남았군
일반주택 대문 안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는데
콩떡이랑 보리떡 들고 와서 쪼그리고
창문 두드리길 반복하다가
초저녁잠에 빠진 아주머니 손에 내드리고
피아노 소린 결코 듣질 못했으나
수면에 좋은 어성초 하나 알게 됐다
태양이 산책이 좀 일렀는데
상추 건네준 두 내외
오늘은 목이 많이 탔나 보네
포카리스웨트 대자로 건넸다
은영이 전화는 또 그랬다
언니가 내 것만 공짜로 받아먹길 일생
육쪽마늘 며칠 깐 것을 또 달라고
상처가 곪아서 시리단다
신덕이보고 팔아준 언니네 감자는
시장 것 보다 배가 비쌌다
안에는 조림용으로 가려놨는데
손으로 껍질을 비벼서 여나 문 개
삶고 있는 중
사위가 우리 먹으라고 전라도 수박
큰 놈을 택배로 보내왔다
감자랑 같은 땅에서 온 것인데 참 달다
부크크에서 한 권의 책이 판매됐다고
카톡이 왔네
사실상 알 수 없는 일인데 부크크는
솔직하게 밝히는가 보다
수면에 좋은 어성초
수박이 담겨 있던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