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콩깍지 팥깍지
기사교육을 시켰냐? 제대로 단도리 시켰냐! 화물과 거래처는 밥줄의 연결고리이니 실수가 뻥하고 터졌다 하면, 화물에 이상이 생겼다 하면 대표나 내가 업체에 불려가서 겨자를 퍼먹고 와야 한다. 아고야;;; 사고 보고서를 기본적으로 제출하되 상응하는 돈이 뒤따라가면 억울하다.
특히 용산이나 평택 등 미군부대는 국가 기밀정보에 해당되어 네비의 주소지가 확실치 않다. 평택은 논바닥에 도착하게끔 엉뚱한 장소로 애를 먹게 해서 다녀오신 분한테 지도와 설명을 받아 복사를 여러 개 해놓고 사진을 찍어서 가실 분한테 전송하기도 한다.
여기다 배송 시 미군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해서 시간이 더뎌지니 한 군데의 일이 놓친다며 밥줄 생각해서 이곳들은 견제하는 배송 건이다. 돈을 일이 만 원 더 챙겨드리니 이건 우리가 다른 일을 받기 위한 서비스다. 좋은 일만 배부르게 가져갈 수 있냐!라고 반문한다.
“일하기 싫어요?” 이런 식 갈굼이다. 서로 이쪽은 싫다고 마다하는 등외 시 해서다.
신 자두를 깨물기 전에 먼저 인상을 찌푸리듯 입안에 침이 먼저 고여 나오듯 나는 열심히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환경에서 부지런하지 않지만 부지런해야 했다.
새벽에도 전화는 꼬박 받았다. 내 아이가 편도와 비염을 수술해서 보호자로 있은 병원이지만 가족의 의미를 개의치 않고 업무를 봤다. 돌봄을 제대로 못해준 미안한 가족을 곁에 둔 체 난 술 체한 놈마냥 혀가 꼬부라져도 입금 관계 전화인지 직감했어도 절대 피하지 않았다.
나중엔 신뢰가 쌓여서 수금 관계와 관여 없이 배송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다.
한 번은 R업체 광주 본사에서 이사님이 직접 나오셔서 우리까지 4업체가 모인 회의를 주도하셨다. 기사분들이 입금이 늦다고 본사 직원한테 직접 통보를 해서 회의가 열린 거다. 바로 윗업체를 고발할 수도 없고 결제가 밀리는 바로 우리 S윗업체를 빼고 우리 3업체가 진행하자는 말도 나왔으나 덩어리가 너무 크고 상도에 어긋나서 말을 삼가는 바람에 회의는 빨리 끝났다. 여기 오신 이사님은 S업체 대표와 가까운 사이이며 우리랑 바로 연결을 트자고 제안한 R업체의 직원 말은 언제까지 거래를 밀고 나갈 수 있는지 위치가 분명치 않아서 망설이며 머무적거린 싯점에 S회사의 결제만 늦어졌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잘 저어야 하는데 망설임이 컸다.
S업체는 창고에서 화물이고를 종일 하고서 정시 퇴근을 한다. 나머진 이 업체의 메일에 들어가서 저녁이나 밤일을 확인하여 서류를 출력한다. 이 업체와 상부 업체의 운임이나 특별보고 사항 등 직원들 연말정산까지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인데 한 가족처럼 까놓고 작업했다.
서류 출력과 다음날 아침 고정 배차도 이곳 메일에서 딴다. 난 일을 계속한다는 표증이다.
일은 공짜로 생기는 게 아니다. S업체 대표는 나와 동갑인데 광주에 비즈니스 관계차 한 달에 한 번 정식으로 간다. 김영란법은 학교 등 공무원 세계에서만 관례가 되지 않겠는가 싶다.
나와 배차 여직원끼리는 서로 따뜻한 인사와 배차의 고충을 알고서 우리 업체의 중간을 빼고 이따금 따로 배차를 받기도 했다.
밥줄은 벌잇길이니 줄을 잘 서서 융통성을 갖고 밀고 나간다. 삭은 끈이 되지 않게끔 풀을 메기거나 기름칠을 해 줘야 오래도록 질기게 끈을 쓸 수 있게 된다.
오늘도 무탈하길 바라며 하던 일 제대로 하자!
그리고 집에 갈 때는 숙제를 끌어안고 가지 않게 해달라고 하나님을 찾았다. 오늘 일은 오늘에서 끝내게 해주십사고 오후 되면 기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