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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록 Sep 30. 2022

자기계발서 대신 동화책

내일은 어린이 도서관에 가보고 싶어

지금이 어디쯤인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인터넷 리서치, 멘토의 조언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주로 그에 대한 책을 찾아보는 것이다. 놀랍게도 모든 분야의 책에는 이미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 선구자들의 이야기가 모두 기록되어 있다. 사실 그렇다고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까이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책을 읽게 된 지는 내 인생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전에는 필수 교양서 몇 권을 읽은 정도였다.




 인생을 바꾼 종이 한 장


본격적으로 책을 읽은 계기는 대학에 입학 와서 신입생에게 나눠준 종이 한 장 덕분이었다. 대학 내에서 신입생들에게 중앙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을 홍보하는 종이였는데, 앞자리가 바뀐 나이 때문인지 새로운 환경 때문인지 옆에 있던 친구에게 바로 제안하고 시작했다. 갑자기 일어난 일 같지만 사실 나에게는 책에 대한 깊은 갈증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생각을 메모하고 글과 시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매번 짧은 시나 글의 형태로만 기록했기에 긴 글을 쓸 수 없는 이유가 책을 많이 안 읽었기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음과 달리 독서모임을 시작했음에도 책이 갑자기 친근해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책을 읽는 속도는 느리고 지루한 책들도 있었다. 학교도서관에서 하는 모임답게 모임에는 교수님이 한 분씩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책 읽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시는 교수님을 만나 책을 다 읽지 않고도(?) 모임에 밥 먹으러 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교수님께서 늘 카드를 주고 가셨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밥 먹으러도 자주 모임에 가고는 했다. 스무 살 무렵 20대 중반 이상인 언니 오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책을 다 읽고 가더라도 책을 다 읽지 못헸다는 선배의 사고의 깊이에 가만히 넋 놓고 고개만 끄덕이고 있던 날들도 많았다. 2주에 한 번씩 강제로 다양한 책을 접하며 혼자라면 읽지 않았을 책들을 접하고 토의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사고의 차이를 배울 수 있었다. 그때 종이 한 장이 내게 책이라는 세상과 연결하는 문을 열어 주었다.






자기계발서 대신 동화책

 

독서모임에서는 늘 선정자가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외에 시간은 늘 자기계발서를 읽고는 했다. 그리고는 모순적이게도 누가 좋아하는 책 장르를 물어보면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지만, 나는 에세이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성장을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고 그 책을 통해 사고와 방향을 바꾸려 노력했지만, 자기계발서를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자기계발서는 늘 그렇듯이 조금 딱딱하고 정형화된 틀이었기에 편안하고 부담 없는 글이 읽고 싶었다. 자기계발서에는 답이 없었다. 자기계발서는 늘 달려야 할 뿐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방전된 오늘은 힐링할 책이 필요했지만, 집에는 온통 자기계발서 위주의 책뿐이었다. 읽지 않은 새로운 책을 통해 이 불안하고 알 수 없는 마음의 흐름을 바꾸고 싶었다. 가볍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 읽고 싶었다. 

그때 예전에 친구들과 한번 가봤던 동화 카페가 떠올랐다. 편안하게 기대어 차를 마시며 동화책을 읽을 수 있는 앙증맞은 공간이었다. 


그래 그럼,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을 읽어 볼래..! 

동화책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지? 

내가 사는 동네에는 동화책 카페는 없는데.. 도서관? 키즈카페?


당장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서 검색해보았다. 


종합자료실과 다른 층에 어린이실이 있다!!

스스로 어린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중학생 무렵부터는 어린이실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서른이 넘은 나도 어린이실에 가도 괜찮을까.

결혼적령기 나이의 여자가 어린이실에 가면 어떻게 보일까..


아무것도 상관없어

그냥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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