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헌 Oct 06. 2024

행동하고 싶다면 뇌의 지지를 확보하라

감정이 수긍하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로 실천 하지 않는다


  롬바르디는 이런 말을 남겼다. “만약 당신이 마음속으로 믿고 있는 것에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없다면 지금 당신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상을 통해 자신의 목표에 대한 비전을 세웠다면,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것은 우리의 감정이다. 그런데 감정적으로 몰입을 할 수 없다면 우리의 뇌는 아직 준비가 되지 못한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인생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행동을 통해 다양한 기분을 느끼기 위함이다. 우리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이유도 뿌듯한 기쁨의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희생의 대가로 괴로움만 남는다면 절대로 봉사활동이나 남들을 돕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한 대로 감정과 의견 일치를 본다면 우리는 행동할 수 있다. 이를 사람들은 보통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킨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목표를 설정한 나의 생각이 감정의 지지를 받게 되면 열망이 된다. 열망은 그 무엇도 넘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우리에게 부여한다.


  옥탑방 침수사건

 

  내가 부동산 투자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뇌의 지지를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거주 비용을 최소화했는데, 그러기 위해 저렴한 옥탑방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주인에게 전화가 왔다. 방이 물에 잠겼으니 빨리 와봐야 한다는 것이다. 순간 멍했다. 내 방은 옥탑인데, 옥탑이 물에 잠긴다는 것이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당시는 추운 겨울이라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는데 물이 흘러내리면서 얼어붙은 얼음들이 보였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주인집 가족들이 모두 동원되어 방에서 물을 연신 밖으로 퍼내고 있었다. 이불도 젖고, 일부 짐과 책도 젖었다. 알고 보니 방 안을 지나는 수도 파이프가 터졌다고 한다. 그래서 방안으로 물이 들어찼던 것이다. 전기도 나가 있었고, 찬바람만 불어댔다. 한 겨울이었다.


  할 수 없이 3일을 본가에 피신했다 돌아왔다. 수도는 수리가 다 되어 있었지만 집은 엉망이었다. 방 안의 장판은 방을 말리기 위해 옥상에 치워져 널브러져 있었다. 집주인은 당연히 내가 나갈 거라고 생각했고, 나갈 때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했다.


  나는 집을 옮길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옥상에서 혼자 한 10분을 서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잠시 후 옥상에 치워졌던 얼어붙은 장판을 다시 펴기 시작했다. 


  나는 집을 옮기지 않고 계속 살기로 결심했다. 당시 최저였던 주거비를 계속해서 아끼기로 결정했다. 주거비 때문에 조금이라도 부동산 투자일정을 늦추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목표가 확실했으며,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멈추지 않기로 다짐했던 것이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내 마음은 결코 춥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고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나의 수입은 부동산 임대 수입이 늘어나던 때라 보통 직장인들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특히 욜로(YOLO)가 유행하는 시기여서 더더욱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다림은 괴롭거나 힘든 과정이 아닌, 자산이 쌓여가는 기분 좋은 시기였다. 즉, 현재의 삶을 희생하는 시간이 아닌 그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다는 뜻이다. 내 기쁨이 욜로나 탕진잼이 아니라 욜로 투자, 탕진 투자였기 때문이다. 돈 모으는 재미를 느껴본 사람은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옷이나 신발, 가방을 사는 기쁨을 나는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보면서 느꼈다. 특히 한 달 중 20번 수입이 들어오는 기쁨은 소비에서 느끼는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 소비는 통장에 파란색이 찍히지만 수입은 빨간색이 찍힌다. 잔고의 앞자리 숫자가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그건 나의 뇌가 나의 생각을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추운 겨울 옥상에 널브러진 장판을 다시 펴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목표가 열망이 된다면

  

  수많은 계획들이 실천도 해보지 못하고 사장된다. 반드시 할 것이라고 다짐했던 계획들은 게으름 앞에, 두려움 앞에 처절히 짓밟힌다. 이유는 하나다. 나의 뇌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뇌가 지지를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이 아무리 훌륭한 계획을 세워도, 감정이 수긍하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로 실천하지 않는다. 옥탑방의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나의 감정이 나의 계획을 응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나의 감정이 즐겁게 느꼈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나의 뇌는 이번 일을 적극적인 핑계 삼아 이제 그만해야 할 이유를 찾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정도면 됐다고,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정당화를 시키며, 내 인생을 틀어버렸을 것이다.



  이런 선택들이 우리의 인생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당시의 감정이 스스로를 목표로 나아가게 할 수도, 목표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왜 이토록 감정, 감정을 외쳐댔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인생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목표가 열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목표가 열망이 되려면 감정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자신의 목표를 세웠다면 감정 상태를 점검해라. 기분이 좋아지고, 꼭 이루고 싶어 진다면 올바른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인간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는 곳은 감옥뿐이다. 무언가를 하는 것은 그것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것을 목표와 일치시켜라. 진정하고 싶은 일이 목표가 된다면 열망은 자동적으로 만들어진다.


  하고 싶은 생각과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목표를 다시 세워라.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다시 생각해라. 반드시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뇌의 지지만이 겨울의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