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생명의 탠생

by 정헌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식세포가 결합하여, 반반씩 유전자를 물려받는다. 최초로 ‘나’라는 생명체가 탄생한다. 세포분열을 통해 38억 년을 내려온 생명의 DNA가 나의 세포에 이식된다.


세포핵에는 DNA가 있고, DNA 속에 유전자가 있다. 세포 분열을 할 때 염색체가 나타나고, 염색체가 분리되면서 세포가 복제된다. 내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에는 동일한 유전정보가 있는 것이다.


세포는 계속 분열을 하고, 200종 60조개로 분화하여 나라는 개체를 만들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협조하고 있다. 이들은 내분비계, 신경계, 면역계로 분류되는 조직이나 기관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뇌가 생겨나고, 뉴런의 네트워크로 내가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1000억 개의 뉴런이 1000조개의 시냅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ai-generated-8783064_1280.jpg


나의 뇌는 다른 뇌들이 밝혀낸 세상의 진실들을 학습하며, 마침내 내가 우주로부터 탄생했고, 136억 년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리처드 도킨스의 말처럼 “지구의 생물체는 자신들 중의 하나가 진실을 밝혀내기 전까지 30억 년 동안 자기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고 살았다. 어떤 행성에서 지적 생물이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는 때는 그 생물이 자기의 존재 이유를 처음으로 알아냈을 때다.”


케네스 밀러의 말처럼 “정말로 놀라운 것은 원자로 만들어진 정신이 원자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세포를 발견하고, 해부하고, 이해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진화를 통해 만들어진 생명체가 진화라는 바로 그 과정을 밝혀내어 몸과 정신에 남은 변경된 부분과 함께 전해진 흔적을 이해하고, 한낱 생존의 요구를 뛰어넘은 점이다.”


또한 칼세이건의 말처럼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니, 이것이 우주의 대 서사시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내가 나를 인식하기까지 장대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연적이다. 100번을 되돌린다고 해도 진화를 통해 똑같은 인간이 탄생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또한 오늘날의 인간은 멈추지 않는 진화의 한복판에 여전히 있다. 우리는 진화의 마지막, 최적화된 상태가 아니다. 실제로 우리의 뇌는 아직 도시라는 서식지에 적응하지 못했다. 인간의 긴 역사에서 도시의 출현은 너무도 짧기 때문이다. 진화의 속도는 매우 느린 반면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그 차이는 상당히 클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래밍이 되었다고 해도, 우리는 유전자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바꿀 수 있다.

keyword
이전 03화나는 어떻게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