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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헌 Jul 28. 2024

스트레스받은 뇌가 내 삶을 지배하는 이유

스트레스가 내 삶의 모든 것을 가로막는다

 다시 강아지들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우뇌 강아지가 멋대로 날뛰지 않게 제어해야 하지만, 반대로 떨고 있는 좌뇌 강아지도 잘 보듬어야 한다. 좌뇌 강아지가 심하게 떨거나 짖기 시작하면 우리 몸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기는데, 바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스트레스는 인간의 삶을 괴롭히고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다. 스탠퍼드 의대 브루스 립튼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려 95%의 질병과 증상이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사실상 모든 악의 근원인 셈이다.     


  죄뇌 강아지가 만드는 스트레스     


  그런데 왜 스트레스가 발동될까? 그것은 좌뇌 강아지가 외부의 위험이 발생했을 때 우리를 위해 경고를 해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숲을 지나가다 독사를 발견했다면 우리의 좌뇌 강아지는 경보음을 울린다. 왜냐고? 그래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좌뇌 강아지는 이 상황이 우리를 해롭게 할 것이라고, 상대가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시도 때도 없이 경고를 한다. 이는 당연히 필요한 조치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거나 혹은 그것이 필요하지 않을 때조차도 계속 경고를 한다면 우리 몸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알렉산더 로이드와 벤 존슨의 저서 ‘힐링 코드’는 관련 내용을 잘 표현했는데, 스트레스 상황은 우리 몸의 비상 사이렌이 울리는 순간이다. 비상사태가 발동되면 우리 몸은 위험 상황에 즉각 대처하기 위해 면역 체계를 포함하여 다른 모든 일을 멈춰버린다. 우리의 세포 역시 영양, 산소, 무기질, 필수지방산 등을 흡수하지 않으며 노폐물과 독소를 내보내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활동 이외에는 모두 멈춰 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의 생존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상 상황은 전쟁 상황과 똑같은 것이다. 나를 위협하는 적군이 앞에 나타났다면, 밥 먹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은 지금 전혀 중요하지 않다.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심지어 먹고 있던 식판도 집어던지고 당장 전투에 돌입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당장 급하지 않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퇴치, 암세포 파괴 등의 면역체계를 일시 중단한다. 소화가 되지 않아도 좋다. 지금 급한 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스트레스가 제거된 이후에, 즉 전쟁이 끝난 이후에 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에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면 소화불량은 물론이고, 각종 질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세포에는 DNA의 상처를 회복하는 기능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 회복이 때맞추어 일어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회복이 제때 일어나지 않을 경우 상처가 남아 있는 부분의 유전자는 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들 수 없게 된다. 그럴 경우 비정상적인 세포가 늘어나 병이 발생하거나 최악의 경우는 암세포가 되기도 한다. 반면, 스트레스가 제거된다면 우리 몸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뇌에 연결된 모든 것들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우리의 온몸은 즉각 투쟁 상태에 돌입하는 데,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실제로 우리 뇌가 우리 몸 전체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가 받는 스트레스는 몸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정보는 편도체, 시상하부, 뇌하수체로 이어지며, 우리 몸에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리고 우리의 신경계는 뇌에서부터 척수를 통해 온몸으로 연결된다.


  우리 뇌의 대뇌변연계는 그 밑에 있는 시상하부를 관장한다. 시상하부는 자율신경계를 관장하는데, 여기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교감신경은 스트레스를 상승하게 만들고, 부교감신경은 스트레스를 하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신경들은 심장, 폐, 간, 위, 췌장, 소장, 부신, 신장, 대장, 방광 등 우리 몸 구석구석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지 생각이 복잡한 것이 아니라 온몸에 영향을 바로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당연히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다른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뭔가를 제대로 배울 수도 없다.


  긴장과 불안 때문에 뇌가 끊임없이 경계 태세에 놓이면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나쁜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 기억회로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악순환에 빠지면 학습 능력이 결여되는 것은 물론 자기를 억제하는 능력이나 성격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언어학자인 스티븐 크라센은 우리는 언어를 오직 한 가지 방법으로만 습득한다고 말한다. ‘불안감이 낮은 환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입력’을 받았을 때이다. 여기는 그는 언어 습득 과정에 반복학습 등의 기술적 얘기보다는 불안감이 낮은 환경을 중요하게 꼽았는데, 그만큼 불안한 심리 상태가 새로운 배움을 가로막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불안한 상태에서는 무언가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불안한 일이 자꾸 생각날 때는 일이 손에 잘 안 잡히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우리의 모든 것을 가로막는 만악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좋은 생각과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 당연히 스트레스를 관리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좌뇌 강아지의 경고를 잘 들어야겠지만, 또한 시도 때도 없이 반응하는 좌뇌 강아지를 진정시켜야 한다.



  좌뇌 강아지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 이유는 좌뇌 강아지가 활동을 하면 다른 그 어떤 뇌의 기능보다 강력하게 작동하며, 우리의 모든 에너지가 이곳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강아지는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의 상태에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나갈 수도 있지만, 두려움에 휩싸여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으며, 스스로의 몸과 삶을 파괴할 수도 있다.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므로 좌뇌 강아지의 위력은 엄청나다. 그가 폭주해서 짖으면 이성의 뇌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성과 감정이 싸우면 언제나 감정이 승리한다.


  좌뇌 강아지의 습성을 알았으니 우리는 자신의 작동법에 대해서 중요한 원리를 한 걸음 더 이해한 셈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강아지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제어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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