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by 시원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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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dazero, 출처 Pixabay


삶의 문을 열면 수많은 골목이 있다.

어릴 적 경험했던 울고 웃던 그곳

좁다란 골목길에 마주치는 관계 속에 우리는 살아간다.


지금은 영화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골목은

어릴 적의 뛰놀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울퉁불퉁 골목 바닥에 간간히 모난 돌이 있어

뛰어가다 넘어지고 상처를 입지만

무릎에 피가 흘러도 언제나 씩씩하게 일어나 다시 뛰었다.


골목 중간에 작은 슈퍼가 있는데 그곳은 나의 달리기의 종착였이었다.

슈퍼의 낡은 문은 가뿐 숨을 쉴 수 있는 쉼터였다.

주먹 안에 100원짜리 동전을 쥔 손으로 문을 열 때면

그것 하나로도 온 세상이 내 것이 되었다.


삶은 과거로 시작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이 가질 수 없는 추억으로 마음의 안식처가 만든다.

이따금 가슴 아픈 일도 후회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거가 되면 숨을 고를 수 있는

우리네 골목 쉼터가 된다.


골목은 과거로부터 시작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골목의 추억을 훼손 없이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삶의 문은 골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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