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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Hong Oct 15. 2021

양아치 아니시죠?

그냥 궁금해서요

생-양아치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 중에서 가장 천박하고

못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뉴욕에 한국 양아치 많다.


미국 사람을 상대할 능력이 안돼

오직 한국 사람만을 노리는 인간들.


그중 집을 구하며 만날 수 있는 양아치들이 있다.


처음 미국에 와 살 집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동네가 안전한지?

자녀가 있다면 학군은 어떤지? 동네의 인종 분포는 어떤지?

궁금한 건 많지만 어디 속 시원하게 물어볼 곳이 없다.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제 각각이다.


고민 끝에 부동산 업자를 찾는다.

집주인들이 신용 검사(Credit Check)를 원한다며 은행 잔고증명이나 세금 증명서를

또는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소셜 넘버(Social Security Number)를 제출하란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재직 증명서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세금 낸 증빙 서류가 없다.

세금 낸 걸 보면 어느 회사 다니는지, 얼마나 버는지가 한눈에 파악되니

렌트 비 못 받을까 봐 걱정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당연한 요구다.


양아치 업자라면 이쯤 해서 필요한 서류를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한다.

어차피 이들은 거래 성사가 목적이다.

당장 살 집이 필요한 사람은 물불 가릴 세가 없다.

가짜라도 필요한 서류를 만들고 싶다.

동포애 같은 것에 기대고 싶어 진다.



하지만 업자의 관심은 계약 성사시키고 수수료만 챙기면 되는 것이다.

보통 한 달치 계약금과 같은 액수의 소개비에 한 달이나 두 달 치를 얹어 요구하거나,

아예 서류 작성비로 2000불 정도를 원한다.


그 후, 필요한 서류를 집주인에게 보냈다며 곧 결과가 나올 테니 계약금을 준비하란다.

그리고 믿고 기다리란다.



최악의 경우는 계약금과 수수료를 받고 연락 두절이 돼버리는 상황이 있고,

집을 얻어 살고 있다가도 제출한 서류에서 거짓이 발견되면 퇴거 조치를 당할 수 있다.


업자가 임의로 만들어 준다는 서류는 절대로 응하면 안 될 일이다.

그들이 자주 하는 말, "미국에서는 대충 해도 돼요!"


네, 맞습니다. 사기꾼들만 대충 합니다!



요즘 뉴욕의 렌트 상황은 더 엄격 해졌다.

뉴욕에 와서 집을 구할 때는 사전에 직장이나 학교와 가까운 동네를 찾고 

Zillow.com 같은 곳에서 주변 시세를 알아보고 업자와 연락을 하는 게 좋다.

(기본적인 동네 상황을 파악 후, 업자에게 집을 찾아 달라고 한다.)

미국에서 어떤 크레디트도 없을 경우,

집주인이 계약금(Security Deposit)을 6개월에서

1년 치 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집은 피하는 게 낫다.

이사 나오며 계약금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조그만 하자라도 생기면 수리비를 계약금에서 제하고 돌려받게 된다.

그 수리비라는 게 내가 예상한 가격과 많이 틀리다.

계약금은 한 달에서 두 달치 렌트비면 충분하다.


계약서 싸인 때는 삼자대면 (집주인, 나, 부동산 업자)이 꼭 필요하고,

계약서는 표준 계약서를 이용한다.

2년 이상의 계약 시에는 변호사에게 계약서를 점검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변호사 비용 약 3백 불에서 5백 불)


나는 룸메이트에게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

신문 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에서 방 한 칸을 얻었다.

남자 3명, 학교는 달랐지만 유학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집에 자주 안 들어오던 집주인 행세 룸메이트 덕분에 비좁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때였다.

나와 다른 룸메이트는 꼬박꼬박 월세를 지불했는데

월세를 받아갔던 룸메이트가 집주인에게 전달치 않은 거였다.

그것도 6개월씩이나..

영문을 모르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집주인의 방문이 있었고 바로 전해진 퇴거 명령서.

나와 같은 처지의 다른 룸메이트와는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서 있었다.


집주인이 강제로 열고 들어 간 먹튀의 방에는 매트리스와 책상.. 맨투맨 기본 영어뿐이었다.

참, 빈 맥주병들과 쓰레기도 있었지..

여자 친구네서 주로 지내 얼굴 보기 힘들었던 집주인 행세 룸메이트는

그 후로도 영원히 볼 수 없었다.



가끔 상상은 해봤다. 영화 '첨밀밀'의 장만옥과 여명처럼..

맨해튼 어디서 그자와 마주 치면 어쩌지?

백 그라운드로 첨밀밀 주제곡이 흐르지도 않을 텐데....


솔직히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보면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양아치 아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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