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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ler Hoony Feb 02. 2022

6. 우연을 가장한 필연

Happy New Year


몽골 소녀 , 아내  그림



연휴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 밤이니 잘 자겠지 했지만, 아니 웬걸 2시 56분에 잠이 깼다. 어제 보다 몸이 더 쑤셨다. 허리와 어깨 무릎이 아팠고, 두통도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기에 뭔가를 할 수 없어서 다시 누워서 한참을 뒤척이다 5시 16분에 일어났다.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뭔가를 쓸 아이디어들이 생겨서 포스트잇에 적다가 내용이 많아져 그냥 컴퓨터를 켰다.


꿈을 꿨다. 돈을 줍는 꿈이었다. 좋은 꿈같다. 어제 합의금에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봐서 그런가?


내용은 이랬다.


직장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근데 오토 바이를 타고 갔다.  밑에 직원이 인수인계도 없이 태평하게 오늘 마지막 이라며 같이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이다.

짜증이 꿈에서도 올라왔다. (요즘 회사에서 이런 직원이 많아 꿈에 나온 것 같다.)

그런데 중간에 배를 타고 가야 했다? 작은 강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뭔가를 줍고 있었다. 거북손, 소라 같은 것이다. 이건 "바다에 있는 것인데"라고 생각하며 아래를 보니 4달러짜리 지폐가 물속에 있었다.

생각할 겨를 도 없이 물에 들어가 건졌다. 옆에 있던 아이와 같이 온 아주머니가 왜 줍냐며 핀잔을 줘서 다시 내려놓았다. 그런데 꼭 줍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4 달러 지폐를 줍고, 옆에 있는 다른 지폐도 주웠다. 

돈을 주워서 나오는데 옆에 아저씨가 나뭇가지로 물속에서 구권 1천 원 지폐를 건져서 한 뭉탱이 들고 있는 게 보였다. 달러가 더 가치 있지라고 생각하며 잠이 깼다.


달러를 줍는 꿈은 "뜻밖의 목돈이 들어오게 될 징조"라고 한다. 뭐 그리 나쁘지는 않네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두 번째 맞는 날이니 만큼 조금은 익숙했다.

아침 식사 전에 혈압을 재고 식사를 하고, 틈틈이 글을  쓰고 책을 봤다.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느낌이다. 다만 책상이 아닌 침대에서 하자니 아픈 몸이 더 뻐근하다.

 





합의금을 잘 받기 위해 공부한다. 사고에 비해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사진을 보여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사고라고 한다. 나도 동의한다. 죽지 않은 게 다행이다. 이렇게 죽을 수 도 있으니, 너무 아등바등 살지 않겠다. 존재의 고통을 안겨 주는 허구의 자아를 벗어버리기로 했다.  


교통사고는 지금 당장보다도 후유증 때문에 고생한다고들 한다. 그래서 덜컥 합의를 보고 그 이후에 아플 수도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보험사 측에서 조기 합의 유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보험사 직원은 아래에 적어놓은 부류들의 사람들에게는 합의금을 적게 준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1. 마음이 여리신 분 2. 의사 표현이 서투신 분 3. 사회경험이 적은 분 4. 교통사고가 처음인 분 5. 여성분 들


합의를 잘하기 위한 팁을 주자면 

1. 피해자는 말을 아껴야 하며, 가능하면 노코멘트해야 한다.

2. 피해자는 합의라는 말보다는 치료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


달러를 줍는 꿈이 합의금인지, 아니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원고 응모의 상금 인지 알 수는 없다. 

둘 다 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에 내가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상황은 가족들 에게는 미안 하지만, 나에게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새옹지마의 고사성어처럼 시간이 지나야 이 사건의 의미를 알 수 있겠지만,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보는 게 내 몸에 더 이롭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다.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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