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지도
퇴근길 서산으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차를 멈춘 적이 있다. 그냥 지나 칠 수 없는 강렬한 붉은 태양은 나의 마음을 빼았았고, 곧 볼 수 없을 거라는 직감에 차를 세우고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난 그 찰나의 순간을 사랑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쯤 누나에게서 몇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그중에서 보물지도 란 책을 여러 번 정독했다. '모치즈카 도시타카'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의 이 저자는 일본에 보물지도 만들기 신드롬을 일으켰고, 그 물결이 나에게까지 왔던 것이다.
나의 보물지도 첫 꿈은 이곳에 가보는 것이었다.
2010년 3월 15일 나의 보물지도에 들어간 콜로라도 스프링스를 2012년 11월 25일에 마주했다. 회사 연수로 미국에 가게 되었고, 내가 가보고 싶었던 콜로라도를 가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좋은 곳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상그레 데 크리스토'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angre는 스페인어로 blood의 뜻이다. Sangre de Christo는 "그리스도의 보혈"이라 번역된다.
미국 Colorado 주 남부에서 New Mexico 주 북부에 이르는 산맥으로 Rocky 산맥의 일부이다. 캐나다 로키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황성주 박사님의 킹덤드림 책에서는 17세기 스페인 탐험가들이 이곳에 들렸다가 하얗게 눈이 덮인 설산이 아침 햇살로 벌겋게 물든 광경을 보고 '그리스도의 보혈 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쓰여 있다.
자연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신이 주신 메시지가 자연 속에 심겨 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찰나의 순간을 놓치기 일수이며, 현실에서 치열하게 고민할수록 영성은 길러질 것이다.
세계 경영의 모토를 품고 그곳에 갔었다. 많은 이들이 회사를 떠났고 나도 그중에 하나이다. 같은 마음을 품었던 그들은 어디서 지내는지 궁금하다. 그들의 삶 속에 그때의 마음이 남아 있기를 기도한다.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 "
기형도 - 우리 동네 목사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