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즈음에...

"서른 즈음에"를 마흔 살이 되어서야 느끼다.

by 김주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 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내가 피터팬 콤플렉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거의 노래들이 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에는 엄연한 시간 차이가 존재했다.


20대 시절, 통기타를 배우려(여자 꼬시려) 코드 하나하나 눌러가며 배웠던 옛 노래들의 가사를 나이가 마흔이 되어서야 곱씹고 앉아 있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서른 즈음에"다.


내 나이 서른에 무엇을 했길래 마흔이 되어서야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훔치는 것일까. 정신연령의 갭이 이렇게 만든 것일까.


분명 내 어렸을 적 서른 살과 지금 느끼는 서른 살의 갭은 상당히 크다. 크게 다가온다. 94년도에 서른을 맞이한 분들의 감정이 2021년 마흔을 맞이한 나의 감정과 마침내 교집합을 이룬 것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그 시절의 서른 살과 지금의 서른 살은 다른 듯하다.


이제 내가, 그들이 서른 살이 되었을 때의 감수성을 느끼고 있는 것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평균 수명이 늘어남과 함께 정신적인 성숙도 또한 담금질이 길어지지는 않았나 싶다.


혹은 취기를 빌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서른 즈음에"는 마흔인 나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다. 서른 살 때는 안 그랬는데...


다음 트랙은 밥 딜런의 노래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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