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약 370만 원(약 $2,640)의 증거금(보증금)으로 엔/달러 선물 1계약을 거래하는데,하루 만에 엔화가 1엔(JPY)만 당신이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여도 약 78만 원(원금의 21%)이 넘는 수익이 생깁니다. "이게 바로 돈 복사구나!" 환호할 틈도 잠시, 다음 날 1엔이 반대로 움직이자 계좌는 -78만 원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선물·FX 거래의 현실입니다.
6장과 7장에서 다룬 "투자"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이것은 일상적인 가격 변동조차 내 투자금(증거금) 전체를 뒤흔드는 "고위험 베팅"에 가깝습니다.
1부의 마지막 도구로 이것을 소개하는 이유는, 당신이 이 도구를 '사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도구가 얼마나 위험한지 '명확히 알고 피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선물 (Futures): "미래의 특정 날짜에, 특정 자산(달러, 원유, 금, 지수 등)을, 지금 정한 가격에 사고팔겠다"고 '미리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FX (Foreign Exchange Margin Trading, 외환 마진거래): "앞으로 달러가 오를 것 같아? 내릴 것 같아?"처럼, 외환(달러, 엔, 유로 등)의 환율 변동 방향성에 '베팅'하는 거래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증거금(Margin)'과 '레버리지(Leverage)'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선물/FX를 1부에서 다룬 다른 모든 도구와 차원이 다른 위험을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레버리지는 '지렛대'라는 뜻입니다. 적은 돈(증거금)으로 훨씬 큰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죠.
레버리지는 게임의 '버서커 모드'와 같습니다.
내 공격력(수익)이 100배로 뻥튀기되는 대신, 내 방어력(원금)은 1이 됩니다.
작은 몬스터(가격 변동)에게 스치기만 해도 '게임 오버(파산)'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레버리지 100배의 의미 :
내가 가진 돈이 100만 원이라면, 최대 1억 원(100만 원 x 100배) 규모의 계약을 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수익과 손실도 100배:
이 상태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단 1%만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오르면?
내 원금(100만 원) 대비 100%의 수익(100만 원)을 얻습니다.
반대로 1%만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내 원금(100만 원) 전체를 잃습니다. (-100% 손실)
원금 초과 손실(빚) 발생:
만약 2%가 반대로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
내 원금 100만 원을 잃는 것을 넘어, 추가로 1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 돈은 내가 증권사에 갚아야 할 '빚'이 됩니다. '버서커 모드'에서 죽었더니 게임 아이템만 잃는 게 아니라, 내 컴퓨터까지 압류당하는 셈입니다.
‘CME 6J 엔/달러 선물’을 보면, 약 370만 원(약 $2,640)의 증거금(보증금)으로 1계약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1틱(가장 작은 가격 단위)이 움직일 때마다 약 8,500원($6.25)의 손익이 발생합니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수치일까요?
만약 환율이 당신이 예상한 반대 방향으로 약 4.5엔(JPY)만 움직이면(예: 1달러 150엔 -> 154.5엔), 당신의 증거금 370만 원은 전액 소진됩니다. 4.5엔의 변동은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며,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하루 만에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즉, 하루 만에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더 큰 문제는, 주식과 달리 상승과 하락에 제한(상한가/하한가)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진 같은 갑작스러운 재난이나 금융 충격이 발생하면, 당신의 증거금 370만 원이 1초도 안 돼서 모두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물려도 언젠간 오르겠지"라는 생각, 즉 '존버(John-ver)'는 주식 투자자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하지만 선물·FX 거래에서는 이 '존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식과 선물이 다른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무서운 지점입니다.
왜 '존버'가 안 될까요?
'만기일'이라는 타임 리밋:
주식은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보유할 수 있지만, 선물은 '미래의 약속'이기에 반드시 '정해진 만기일'이 있습니다. (예: 3월물, 6월물 등) 이 만기일(일반적이 거래물의 경우 90일, 짧으면 며칠)이 되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거래가 종료(정산)됩니다. 손실을 보고 있어도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줄 시간이 없습니다.
'마진콜'이라는 강제 퇴출 시스템:
더 무서운 것은 만기일까지 가지도 못하는 경우입니다. 바로 다음에 설명할 '마진콜'과 '강제청산' 때문입니다. 주식은 -50%가 되어도 내 계좌에 '주식'이 남아있지만, 선물은 증거금(보증금)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단 -2~3% 변동에도), 증권사가 당신의 '계약'을 강제로 파기시킵니다.
즉, 선물·FX는 '시간'과 '증거금'이라는 두 개의 시한폭탄을 안고 하는 게임입니다. '존버'라는 선택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증권사는 이런 위험 때문에 '증거금' 제도를 운영합니다.
"1억 원어치 거래? OK. 대신 최소한의 보증금(증거금)은 맡겨놔."
위탁증거금 (보증금):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보증금. (예: 1억 계약에 500만 원)
유지증거금 (최소 생명력):
거래 중 내 계좌 잔고(보증금)가 이 금액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 신호. (예: 400만 원)
여기, 레버리지와 청산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더 정확한 비유가 있습니다.
당신이 1억짜리 아파트 계약을 하고 싶은데, 수중에 100만 원(증거금)밖에 없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증권사(혹은 은행)가 나타나 말합니다.
OK. 그 100만 원을 보증금으로 맡기면,
내가 9,900만 원을 빌려줘서
1억짜리 계약을 하게 해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마진콜 (Margin Call) = "최후통첩"
그런데 아파트 시세가 1% (100만 원) 하락해서 9,900만 원이 되었습니다.
이때 증권사가 바로 당신에게 연락합니다.
네 보증금 100만 원 다 날아가게 생겼어.
지금 당장 100만 원 더 안 채워 넣으면,
이 1억짜리 계약 그냥 파기할 거야!
이것이 바로 '마진콜'입니다. 돈을 더 넣으라는 '최후통첩'입니다.
강제청산 (Liquidation) = "계약서 강제 파쇄 + 빚 청구"
마진콜이 정해준 시간(일반적으로 다음 날 오전 5시 30분까지) 당신이 10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증권사는 1초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 1억짜리 계약을 시장에 강제로 팔아치우고(청산), 발생한 손실 100만 원을 당신의 보증금 100만 원에서 그대로 빼앗아 갑니다. 당신의 돈 100만 원은 순식간에 0원이 됩니다.
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만약 시장이 폭락해서 마진콜이 들어온 순간 아파트 시세가 2% (200만 원) 하락했다면? 증권사는 계약을 강제 청산하고 손실 200만 원을 메워야 합니다. 당신의 보증금 100만 원은 당연히 0원이 되고, 추가 손실 100만 원은 당신이 증권사에 갚아야 할 '빚'으로 남게 됩니다.
(실제 증거금률은 상품 및 시점에 따라 변동되므로 예시로만 이해합시다.)
상품: 엔/달러 선물 (상품코드: 6J)
계약단위: JPY 12,500,000 (약 1억 2천만 원 규모)
틱단위/가치: 0.5 (HTS/MTS 표시 단위) = $6.25 (약 8,500원)
(참고: HTS/MTS에서 0.0066670 → 0.0066675 로 1틱(0.5) 변동 시 $6.25의 손익 발생)
위탁증거금 (가정): 약 2.2% → 필요한 보증금 = 약 $2,640 (약 370만 원)
유지증거금 (가정): 약 1.8% → 최소 생명력 = 약 $2,112 (약 300만 원)
만약 당신이 370만 원을 넣고 엔/달러 선물 1계약을 매수(오른다에 베팅)했는데, 엔 가치가 하락하여 평가 손실이 $528 (약 70만 원)를 넘어서면 (내 잔고: 370만 원 - 70만 원 = 300만 원), 즉시 마진콜(최후통첩)을 받게 됩니다.
$528 손실은 몇 틱일까요? $528 / $6.25 = 약 84.5틱입니다.
(HTS/MTS 호가창에서 0.0066670 → 0.0066245 로 약 42포인트 하락)
"돈 더 넣어!"라는 통첩에 응하지 못하면? 강제청산(계약 파쇄) 당합니다.
만약 손실이 $2,640(약 422틱)를 넘어서면(예: 시장이 갭 하락 출발) 원금 370만 원은 전액 손실 처리되고, 추가 손실분은 당신의 '빚'으로 남습니다.
증거금 제도는 이론상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작은 변동성에도 원금을 모두 잃거나 빚을 질 수 있게 만드는' 레버리지 거래의 무서움을 증명하는 장치일 뿐입니다.
선물과 FX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 혹은 '도박'에 가깝습니다.
어떤 생산적 가치도 만들지 않고, 순전히 예측 불가능한 단기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제로섬 게임(내가 따면 누군가 잃는다)입니다.
통계적으로 선물/FX 개인 투자자의 80~90%가 손실을 봅니다. 이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비대칭성, 수수료, 그리고 레버리지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구조적으로 개인에게 극도로 불리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선물/FX에 쏟을 돈과 시간이 있다면, 차라 리 6장(기업 분석), 7장(해외 기업 분석)에 더 투자하세요. 그것은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는 '진짜 투자'입니다.
레버리지는 당신의 돈을 몇 배로 불려줄 수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높은 확률로 당신의 영혼까지 청산시킬 수 있습니다. DMP(디폴트 머P 플랜)는 레버리지보다 '기준'이 훨씬 더 강하고 안전하다고 믿습니다.
8-1장: 2030을 위한 선물 용어 비유 사전
8장에서 선물·FX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HTS/MTS를 켜면 여전히 외계어 같은 용어들이 당신을 혼란스럽게 할 겁니다.
이 장은 당신이 그 용어들을 '공부'하길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용어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위험한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2030의 언어로 '번역'하여 다시 한번 경고하기 위함입니다.
1. 선물 (Futures)
사전적 정의: 미래 일정 시점에 특정 상품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기로 한 계약.
비유: "취소 불가능한 공동구매"
3개월 뒤 아이폰 신형이 150만 원에 나온다고 합시다. 당신은 "무조건 살게!"라고 150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3개월 뒤, 아이폰 가격이 100만 원으로 폭락해도 당신은 무조건 150만 원에 사야 합니다. 반대로 200만 원이 되어도 150만 원에 살 수 있습니다.
핵심: 미래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에 '베팅'하고, 결과에 무조건 책임지는 계약입니다.
2. 레버리지 (Leverage)
사전적 정의: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
비유: "게임 '버서커 모드'"
당신의 공격력(수익)이 100배로 뻥튀기되는 대신, 방어력(원금)은 1이 됩니다. 몬스터(가격 변동)에게 스치기만 해도 '게임 오버(파산)'가 될 수 있습니다. 100배의 수익을 노린다는 것은, 100배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입니다.
3. 증거금 (Margin)
사전적 정의: 선물 계약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예치하는 담보금.
비유: "1억 아파트 계약금 100만 원"
1억짜리 계약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보증금'입니다. 1억 전체가 필요한 게 아니라 100만 원만 있으면 1억짜리 판에 낄 수 있게 해주는 '입장권'입니다. 하지만 이 입장권은 계약이 잘못되는 순간(가격 하락) 가장 먼저 휴지조각이 됩니다.
4. 틱 (Tick) / 틱 가치 (Tick Value)
사전적 정의: 호가를 부를 수 있는 최소 가격 변동 단위 및 그 가치.
가격이 한 칸(1틱) 움직일 때마다 내 계좌에 찍히는 손익입니다. (예: 1틱 = 8,500원) 이게 중요한 이유는, 내 보증금(증거금)이 몇 번에 버틸 수 있는지(몇 틱 하락하면 0원이 되는지) 계산하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5. 마진콜 (Margin Call)
사전적 정의: 증거금이 일정 수준(유지증거금) 이하로 하락 시,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하는 통보.
비유: "집주인의 최후통첩: 보증금 빼! 아니면 돈 더 내!"
"1억 아파트 계약금 100만 원 냈는데, 집값이 70만 원 떨어졌네? 네 보증금 30만 원밖에 안 남았어. 지금 당장 70만 원 더 안 채워 넣으면, 이 계약 그냥 찢어버릴 거야!"라는 무서운 전화입니다.
6. 강제청산 (Liquidation)
사전적 정의: 마진콜에 응하지 못할 시, 증권사가 임의로 반대매매하여 계약을 종료시키고 손실을 확정하는 것.
비유: "계약서 강제 파쇄 + 빚 청구서 발송"
최후통첩에 돈을 못 넣자, 집주인(증권사)이 계약서를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고(계약 파기), 발생한 손실 70만 원을 당신의 남은 보증금 30만 원에서 빼앗아 갑니다.
만약 집값이 150만 원 떨어졌다면? 보증금 100만 원은 당연히 0원이 되고, 추가 손실 50만 원은 당신에게 '빚'으로 청구됩니다. '버서커 모드'로 게임하다 죽었더니, 아이템만 날아간 게 아니라 빚까지 생긴 겁니다.
7. 만기일 (Expiration Date)
사전적 정의: 선물 계약이 종료되어 최종 결제(정산)가 이루어지는 날.
비유: "존버 불가능 알람"
주식은 물리면 "언젠간 오르겠지..." 하고 10년도 버틸 수 있지만(존버), 선물은 이 '만기일'(예: 3개월)이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강제 정산됩니다. 손실이 -50%라도 그냥 그 가격에 팔고 게임 끝입니다. '존버'라는 선택지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