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석청 사냥꾼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7월 호

글·마크 시노트 사진·레난 오즈터크


세계에서 가장 큰 꿀벌들과 짓궂은 정령들이 석청을 호위하는 가운데 네팔 구릉족 출신의 사내 한 명이 암시장에 팔 석청을 채집한다.


상공 90m 지점에서 마울리 단(57)이 대나무로 만든 밧줄 사다리에 매달린 채 화강암의 한쪽 부분을 살펴본다. 그가 커다란 히말라야 자이언트꿀벌 수천 마리가 윙윙거리고 있는 목표 지점에 도달하려면 이 화강암을 올라가야 한다. 툭 튀어나온 바위 밑에는 길이가 2m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벌집이 있는데 이 벌집을 꿀벌들이 새까맣게 뒤덮고 있다. 녀석들은 석청이라고 알려진 끈적끈적하고 불그스레한 액체를 지키고 있다. 석청에는 환각 성분이 있어 아시아 암시장에서 네팔의 일반적인 꿀보다 여섯 배 정도 비싼 가격인 1㎏당 30~40달러에 팔린다.


아스단 구릉(오른쪽)이 벌집에 밧줄을 매단 뒤 움직이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동안 마울리가 바위에서 벌집을 떼어낸다.


히말라야 자이언트꿀벌은 꽃이 자라는 해발 고도와 계절에 따라 여러 종류의 석청을 만든다. 해마다 3월과 4월이면 네팔의 홍구계곡 곳곳에 있는 북향 언덕에 연분홍, 빨강, 하양 철쭉꽃이 무더기로 핀다. 봄에 나는 석청이 향정신성 효과를 일으키는 것은 이 철쭉꽃에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네팔 동부에 사는 구릉족은 오랫동안 이 석청을 기침약과 소독제로 사용해왔다. 밀랍은 카트만두의 골목길에 있는 작업장에서 여러 신의 동상을 만드는 거푸집으로 이용됐다.


바위에서 석청을 채집하는 일은 마울리가 혼자서 하지만 밀림을 지나 장비를 벌집 있는 곳까지 옮기는 일은 여러 명이 함께 한다.



마울리에게는 석청 사냥이 소금이나 식용유처럼 자급자족으로 구할 수 없는 기본 식료품을 살 돈을 마련하는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마울리와 아랫마을 사람들에게 돈이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마울리는 이제 석청 사냥을 그만둘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철마다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기에 그는 나이가 너무 들었다. 사다리가 허공에서 휘청거릴 때면 팔에 힘이 쭉 빠진다. 사방에서 벌들이 윙윙거리면서 그의 얼굴과 목, 손, 맨발을 쏜다. 벌침은 옷도 뚫는다.


마울리는 석청 채집을 나갈 때마다 20-40방쯤 쏘이는데 이럴 때는 그도 어쩔 수 없이 아파서 얼굴이 일그러진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7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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