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에 사는 궁궁씨는 요즘 매우 황당한 일을 마주했다. 그 일은 초등학생 자녀의 하교 시간에 발생했는데 경위는 이러하다. 초등학생 자녀는 2023년인 올해 입학한 1학년이다.
궁궁씨는 자녀의 하교를 맡고 있다. 여느 때와 똑같이 5교시가 끝나는 시간인 1시 40분에 맞춰 학교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저장되지 않은 폰 번호로 전화가 오는 것이었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는 받지 않는 궁궁씨는 그냥 받지 않았다. 그런데 잠시 후 또 전화가 오는 것이다.
궁궁씨는 전화를 받았고, 그 이후 소름이 돋고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쪽 자녀를 내가 데리고 있는데, 울고만 있습니다."
"네? 무슨 말이시죠?"
" 그쪽 자녀가 엄마가 너무 늦는다고 울고 있다고요~"
궁궁씨는 깨달았다.
그날은 단축수업으로 4교시가 진행되는 날이었고, 7월의 한여름이었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40분을 기다리다 지쳐서 울고 있는 것을 다른 학부모가 도움을 준 것이다.
궁궁씨는 여전히 등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얼른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자녀를 데리고 급히 자리를 피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이는 딱 하루만 아팠고 이후 괜찮아졌다.
하지만 궁궁씨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한다.
학교의 공지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서 2학기 방과 후 수업 신청을 모조리 실패하고 말았다고 한다. 실패의 결과는 매일 1시쯤 하교를 하고 학원을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2학기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1학년 학부모는 1학년 자녀와 똑같이 정신없는 1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역시 깜박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궁궁씨를 표현하는 말이겠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이은경 작가님의 '오후의 글쓰기'에 있는 글쓰기 과제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