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초등학교 : 일찍 자라

나는 야행성이었다

by 결이

평일에는 하교하고 집에서 놀다가 저녁을 먹고 나면 숙제를 시작했다. 자정 가까이가 다 되어서야 꾸역꾸역 끝내고 자정이 넘으면 잠들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니 일찍 자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밖에. 행동이 느린 나는 빨리 움직이는 게 잘 안 돼서 느릿느릿 움직였고 그러다 보니 일찍 자는 건 불가능했다. 늦게 잔다고 맞은 적도 있는데 이건 안 고쳐지더라.


나중에 20살이 넘어서 엄마랑 어릴 때 늦게 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엄마는 "아빠도 늦게 자면서 너한테만 일찍 자라고 하니, 얼마나 설득력이 없니?"라고 하셨다. 그렇다, 우리 집은 부모님도 새벽 3~4시에 주무셨다. 그래서 "내가 어릴 때 그 생각을 하긴 했는데 말하면 대드는 것 같을까 봐 말은 안 했어. 근데 내가 봐도 설득력은 없어 보여서 별로 신경은 안 썼어."라고 했다.


일찍 자야 키가 큰다는데 일찍 안 자서 그런가. 고등학교 3학년까지 열심히 컸지만 겨우 여자 평균 키다. 야행성은 어쩔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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