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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모카봉봉 Mar 26. 2020

[지구환경 그림책] 계속되는 도시화에 대한 생각

작은집 이야기 (버지니아 리 버튼 그림/글)


나의 살던 고향은



저는 어린 시절 행정구역상으로는 군, 면, 리에 속해있는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의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시는 분도 많았고,
아파트보다는 주택에 사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라는 동안 마을은 제가 자라는 것을
지켜봐 주기는커녕 함께 성장했습니다.
마을의 몸짓이 커지며 주변의 산들을 밀어내고,
5층 아파트의 높이로는 부족했는지
15층, 20층의 아파트로 함께 몸짓을 키웠습니다.

아직도 그곳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 생각에 오히려
마트와 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이 생기니
잘 되었다 생각이 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어린 시절 보냈던

추억의 공간이 모두 사라지는 듯 해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에 친정에 내려가면
예전에는 도로 옆에 푸르른 논이 펼쳐졌지만
지금은 도로를 확장한다고 공사가 한창입니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집의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면
예전에는 친구들과 어린 시절 불장난을 하다
혼나기도 했던 나지막한 산이 보였지만
이제는 그곳에 25층의 높은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 부모님의 집만 빼고
주변은 모두 다른 풍경이라고 생각하니
그림책 '작은집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시골 마을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집이었고
튼튼하게 잘 지은 집이었습니다.

이 작은 집은 언덕 위에 올라앉아
주변 경치를 바라보면서 무척 행복해했습니다.
매일 떠오르는 해를 보고, 지는 해를 보고,
매일 밤 모양이 바뀌는 달도 보고,
별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먼 곳에서 비춰 오는
도시의 불빛도 보았습니다.

작은 집은 도시라는 데가 어떤 곳인지 궁금했습니다.
작은 집은 같은 위치에서 변하는 게 없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쳐 세월은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말이 끄는 마차가 아닌 말이 끌지 않는데도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는 수레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작은 집은 차를 본 것이겠죠.
작은 집 주변으로 트럭, 증기 삽차, 측량사와 같은
낯선 존재들이 등장하더니 도로를 만듭니다.
그리고 주유소, 휴게소가 차례대로 생기고
조그만 집들이 새 도로를 따라 생겨났습니다.

도로는 자꾸 늘어나고, 아파트, 연립주택, 학교,
가게, 차고들이 땅 위를 온통 메우고,
작은 집을 빽빽이 에워쌌습니다.
밤이 되어도 조용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작은집은 예전의 모습이 그립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주변은 계속 계속 변화합니다.
전차가 생기기도 하고, 고가 전철이 생기기도 하고 지하철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기는 먼지와 매연으로 가득 차고,
계절조차 구분하기도 힘듭니다.
오래지 않아 아파트와 연립 주택을 헐어내고
깊게 지하실을 파더니
높다랗게 25층, 35층의 건물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너무 슬프고 외로운 작은 집 앞에
작은 집을 지은 할머니의 손녀가 지나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결국 이 집이
할머니의 집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집을 옮길 수 있는 이삿짐 센터로 가고
집을 옮겨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작은 집은 기중기를 통해
바퀴가 달린 판 위에 올라가게 되고
먼 시골 마을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작은 집은 파란 풀밭이 보이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시골마을에서
다시 행복을 찾았겠죠?


인간의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도시화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너무 지나치게 도시화가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도시화와 정신건강의 관계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2050년까지 70%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도시화와 정신 장애 사이의 관계를 발견했습니다.


시골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 정신 장애를 앓을 확률 또한 더 높다는 것입니다.

농촌 지역의 어린이들이

동물, 농촌의 흙먼지, 박테리아 등에 노출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이야기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먼지에 노출되어 자랄 경우 천식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그러나 도시화는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최근에야 문서화가 된 것입니다.


정신 질환 중 수많은 위험요소 중 하나가 바로

사회적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면역 체계 약화, 만성 염증 등을 함께 겪게 되는데,

어린 시절 미생물군에 노출되는 것이 제한적이어서

면역 체계 생성 또한 어려워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물론 녹색 공원, 옥상공원, 인공호수 등 자연의 모습을 되돌리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두는 것입니다.





얼마 전 리틀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엄마는 딸에게

시골에서 뿌리를 내리고

튼튼하게 자라게 해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메시지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몸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뿐만 아니라

푸르른 환경과 여유 있는 곳에서

마음 또한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고 싶다는 엄마의 바람이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 또한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자

도시로 온 것이 참 아이러니 하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후에 귀농을 하는 것처럼

저 역시 시간이 흐른 뒤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루면,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남아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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