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집 이야기 (버지니아 리 버튼 그림/글)
나의 살던 고향은
옛날 아주 먼 옛날, 시골 마을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집이었고
튼튼하게 잘 지은 집이었습니다.
이 작은 집은 언덕 위에 올라앉아
주변 경치를 바라보면서 무척 행복해했습니다.
매일 떠오르는 해를 보고, 지는 해를 보고,
매일 밤 모양이 바뀌는 달도 보고,
별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먼 곳에서 비춰 오는
도시의 불빛도 보았습니다.
작은 집은 도시라는 데가 어떤 곳인지 궁금했습니다.
작은 집은 같은 위치에서 변하는 게 없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쳐 세월은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말이 끄는 마차가 아닌 말이 끌지 않는데도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는 수레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작은 집은 차를 본 것이겠죠.
작은 집 주변으로 트럭, 증기 삽차, 측량사와 같은
낯선 존재들이 등장하더니 도로를 만듭니다.
그리고 주유소, 휴게소가 차례대로 생기고
조그만 집들이 새 도로를 따라 생겨났습니다.
도로는 자꾸 늘어나고, 아파트, 연립주택, 학교,
가게, 차고들이 땅 위를 온통 메우고,
작은 집을 빽빽이 에워쌌습니다.
밤이 되어도 조용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작은집은 예전의 모습이 그립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주변은 계속 계속 변화합니다.
전차가 생기기도 하고, 고가 전철이 생기기도 하고 지하철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기는 먼지와 매연으로 가득 차고,
계절조차 구분하기도 힘듭니다.
오래지 않아 아파트와 연립 주택을 헐어내고
깊게 지하실을 파더니
높다랗게 25층, 35층의 건물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너무 슬프고 외로운 작은 집 앞에
작은 집을 지은 할머니의 손녀가 지나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결국 이 집이
할머니의 집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집을 옮길 수 있는 이삿짐 센터로 가고
집을 옮겨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작은 집은 기중기를 통해
바퀴가 달린 판 위에 올라가게 되고
먼 시골 마을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작은 집은 파란 풀밭이 보이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시골마을에서
다시 행복을 찾았겠죠?
도시화와 정신건강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