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소원>
하루 세 번 칫솔에 치약 묻혀 양치하기
세수하고 화장품 바르기
깨끗하게 세탁한 옷 입기
따뜻한 커피 한잔 사 먹기
늘 있는 일상이지만 우리는 이런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을 입고 쓰고 먹고 버립니다.
어쩌면 칫솔, 화장품 통, 세탁 세제통, 커피 컵의 뚜껑과 같이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만 생각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미세 플라스틱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치약, 세탁세제, 화장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결과를 이미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칫솔모도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재료를 넣고,
합성섬유로 된 옷을 세탁할 때는 수십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고 합니다.
뜨거운 물에도 찢어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커피 종이컵에도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이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당연히 칫솔모, 종이컵, 합성섬유에 있는 플라스틱은
다른 종류와 섞여 있기 때문에 재사용이 불가합니다.
그리고 분리배출을 한다고 하더라도 재활용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다른 재료가 첨가가 되어 순 플라스틱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용기로 쓰여 오염이 되었기 때문에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대부분 쓰레기가 되어버립니다.
그림책 <소원>은 우리가 많이 쓰는 플라스틱병이 우리 손을 떠난 이후의 여정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한 아이가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수를 집어 듭니다.
아이는 그 음료수를 다 마시고 음료수 병에 다슬기도 잡아넣고 꽃도 넣어주며 재미있게 놉니다.
그리고 다 놀고 난 후 플라스틱 병을 그 자리에 두고 가 버립니다.
플라스틱 병은 계절의 변화까지 겪을 만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플라스틱 병을 들어 올립니다.
플라스틱 병은 쓰레기장에 도착하고, 이제는 쓰레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다른 쓰레기들과 서로 포개지고 납작해지고, 어디론가 이동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 비바람이 불던 날 플라스틱병은 바다로 휩쓸려 갑니다.
모래에 파묻혀 있는 동안에는 병뚜껑을 등에 얹은 소라게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의 발을 다치게 하기도 합니다.
바닷물에 들어가서는 둥둥 떠다니며 배고픈 바다 동물들에게 먹잇감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를 또 다치게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다시 플라스틱 병 쓰레기를 답삭 물고 높이 올라갑니다.
알록달록 쓰레기들이 가득한 바다를 보며 날아가다 도착한 곳은 아기 새가 있는 곳.
엄마새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먹이인 줄 알고 아기 새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한참 지나고 깜깜한 곳에서 플라스틱 병 쓰레기는 어미 새의 울음소리를 듣습니다.
시간이 또 흐르고 흘러서 땅속에 묻히게 된 작은 플라스틱 조각.
이 플라스틱 조각의 소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책은 여기서 끝이 나지만 플라스틱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썩는데 4~500년이 걸린다는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썩어 없어지기는커녕
더 작게 쪼개지고, 쪼개져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자연스럽게 흙과 함께 어우러져 어디론가 또 다른 여정을 밝아나갈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가 먹는 과일, 채소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탈리아 카타니 아대 연구진이 최근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csearch) 논문을 통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즐겨 먹는 과일과 채소도 높은 수준의 플라스틱 오염 위험에
이미 노출되었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기존에 화장품, 치약 등 화학물질이 든 생활용품과, 해양, 조개 등의 해양생물,
우리가 먹는 생수, 바다 소금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다고 밝혀진 지는 오래입니다.
그런데 그나마 믿었던 채소와 과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세계 각국의 작물 재배 환경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한다면
플라스틱 오염에서 자유로운 곳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땅 속에서 물과 함께 식물 뿌리에 흡수된 뒤 체관, 목관 등
식물 내 물질 이동 통로를 통해 실 줄기와 잎, 열매를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식물 뿌리의 미세한 구멍을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기존 주장을 뒤엎은 것이라 더 충격이 큽니다.
다행스러운 건 이번에 분석한 과일과 채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상당한 우려가 있지만,
일일 섭취량을 추정한 결과 이러한 음식 섭취를 통한 미세 플라스틱 노출량은
페트병 생수 섭취를 통한 것보다는 양이 적다고 연구진은 함께 전했습니다.
'그동안 페트병 생수를 먹었는데도 아무 문제없이 잘 살았는데,
과일과 채소에 있는 거 조금 더 먹는다고 문제 되겠어?'가 아닙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식물의 발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플라스틱이 인체로 들어와 분해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고
환경호르몬을 배출해 특히 생식계통에 악영향을 줍니다.
정자 감소, 무정자증, 불임, 유방암, 성조숙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며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의 혈관을 침투해 간, 심장, 뇌에도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암이나 다른 질병들로 인한 위협보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우라 나라가 플라스틱 사용이 다른 나라보다 많은 것을 보면 더 부정하기 어려워집니다.
누가 먼저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문제를 알고 줄이는 방법을 실천할 것인가 고민하고 기다리기 전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부터 뭐라도 실천해야 하는 급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미세 플라스틱, 환경호르몬, 성조숙증 관계
▷ 육아용품 속에 들어있는 미세 플라스틱
▷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들어있는 생활용품
▷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사용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