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서비스가 없다

한국은 있지만, 르완다는 없는 것 #10

by 라이프파인

한국에서는 어플로 장을 봅니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장본 것들이 와있죠. '로켓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한국의 택배 시스템은 마치 마법같습니다. 택배기사님들의 노고 덕분에 우리는 클릭 몇 번으로 세상의 모든 물건을 집 앞까지 받아볼 수 있으니까요.


르완다에서는 이러한 택배 시스템이 없습니다. 국제 우편물은 DHL과 같은 업체를 통해 받을 수 있지만 국내 택배 서비스는 거의 운영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한 대형마트(SIMBA)에서 어플로 주문해 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어떻게 물건을 주고받나요?" 제 질문에 현지 직원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직접 만나서 주고받거나, 모토(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해요. 아니면 버스를 타고 가는 지인에게 부탁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이런 시스템이 너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되던 일이 여기서는 몇 시간, 때로는 며칠이 걸리니까요. 특히 시골에 있는 프로젝트 파트너에게 물건을 전달해야 할 때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불편함'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연결의 순간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키갈리에서 2시간 떨어진 지역 정부 담당자에게 서류를 전달해야 했습니다. 택배가 없으니 직접 가거나 누군에게 부탁해야 했죠. 마침 그곳으로 가는 파트너 업체 직원이 있어 부탁을 했습니다.


"괜찮아요, 어차피 그쪽으로 가니까요. 그런데 제 사촌이 아픈데 키갈리 약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약이 있어요. 혹시 그것도 함께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이러한 인간 택배 시스템은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듭니다. 저는 약을 구해 보냈고, 그는 정부담당자에게 서류를 전달하며 가벼운 인삿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정부 담당자에게 전화가 와서 서류를 잘 받았다는 인사도 받았습니다.


르완다에서는 이런 비공식적인 전달 시스템이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합니다. "누구 아는 사람 중에 내일 키갈리 가는 사람 없나요?"라는 질문은 마을 모임에서 자주 들리는 말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소식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당연히 택배 시스템의 부재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긴급한 물품이 필요할 때, 무거운 물건을 운반해야 할 때,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보내야 할 때는 정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불편함'이 만들어내는 인간적 연결의 가치도 있습니다. 물건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공동체 의식을 키워갑니다. 택배 시스템의 효율성 대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이 주는 따뜻함이 있는 것이죠.


한국으로 돌아가면 아마도 택배 앱을 열 때마다 르완다에서의 경험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받는 편리함에 감사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인간적 교류의 가치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가끔은 일부러 친구에게 선물을 직접 전하러 가는 시간을 만들어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르완다가 가르쳐준 '불편함의 가치'를 기억하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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