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잊을게, 안녕... 찜닭...
감자의 감칠맛은 뛰어나다. 그래서 감자를 넣고 끓인 물로 만든 국물은 단순히 넣고 끓인 조리법에 비해 맛이 좋아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된장찌개에 감자를 넣어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감자를 넣고 끓였을 때, 입안에 감기는 맛(일명: 바디감)과 진해진 국물 맛이 감자가 가성비의 식재료인 이유다. 아마도 탕수육 소스에 전분가루를 물에 개어서 풀면 국물이 되직해지면서 맛이 진해지는 현상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천의 얼굴'을 가진 감자를 이런 요리 저런 요리에 사용해보자. 누구나 쉽게 감칠맛이 나는 요리를 할 수 있다.
이름을 뭘로 할까 생각하다가 '찜 감자'는 왠지 너무 찜닭의 오마주 같아서 하지 않기로 하고 그냥 '감자 찜'으로 했다. 실제 '찜'요리는 아니지만 자작하면서 짭조름하고 달큰한 국물이 감자에 잘 배어있어서 '찜'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자작한 국물에 적셔먹는 당면은 또 어떤가. 당면을 씹기도 전에 목구멍에 호로록 넘어간다. 이 음식에서 씹는 것은 사치다. 삼키고자 하는 욕망이 더 큰 음식이자, 맛보다 소유가 먼저인 음식이다. 포슬한 감자를 잘 으깨서 국물에 적셔 밥과 함께 입안에 넣으면 간과 맛이 적당히 잘 어울려져 입안 곳곳이 즐겁다.
1. 감자를 3개 정도 (보통 크기), 당근 1/2개를 적당한 굵기로 썬다.
2. 감자와 당근을 물 500ml, 다시마 5장을 넣고 감자와 당근이 어느 정도 익을 때까지 끓인다.
3. 감자와 당근이 어느 정도 익으면 양파 1/4개를 깍둑썰기로 썰어 놓고 소금 조금 뿌리고 오일을 둘러 잠시 볶는다. 오일이 골고루 볶은 채소에 묻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아까 따로 놔둔 감자 채수를 다시 넣고 끓인다.
4. 간장:설탕 = 1:1 비율로 섞어서 물에 푼다.
(4큰술:3큰술 비율로 넣었음./ 설탕은 반만 넣고 필요하면 더 넣는다. 기호에 따라.)
5. 국물이 약간 줄어들어 맛이 진해 질 때까지 끓이다가 미리 끓인 당면을 넣고 당면에 국물맛이 배어들 때까지 끓인다.
6. 간이 부족하면 소금을 조금 넣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