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교독 부모학교 - 2019 봄학기를 마치고, 여름학기를 열며
안녕하세요. #미래를만드는교육읽기의 리더 닉샘입니다.
#미래를만드는교육읽기(이하 미교독)은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보다 어떤 부모가 될지를 함께 읽고 배우는 '교육 독서모임'입니다.
저희 모임에서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모두의학교와 함께 새로운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시민학교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주입식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부모님들께서 새로운 교육의 방향을 알고 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새로운 배움을 찾는 부모학교'(이하 미교독 부모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번 과정은 강연식 부모교육을 벗어나 부모님들께서 배움의 공동체를 형성하며 함께 독서하고 수평적인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교독 부모학교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8회에 걸쳐 봄학기 과정을 마쳤고, 이제 8월부터 11월까지 여름학기 과정의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깊은 고민을 서로 나누는 것에서 시작해 부모의 역할에 대해 깨닫는 배움의 과정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은 것들을 새로이 알게 되고 서로 위안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네 편의 글을 통해 봄학기 첫 번째 배움부터 다섯 번째 배움까지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나머지 세 번의 배움의 이야기와 함께 봄학기 수료식에서 나눈 참가자분들의 소감까지 봄학기의 과정을 마무리해 보려고 합니다. 부모님들은 과연 새로운 배움에 대해 무엇을 찾고 얻었을까요?
그럼 배움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먼저 이전의 다섯 번의 배움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교독 부모학교는 서로의 고민과 경험, 생각을 나누는 토크테이블(자유 토론)과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대화하는 북토크(독서 토론)를 통합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크테이블과 북토크는 번갈아 진행하거나 때로는 통합하여 진행합니다. 참여자분들의 배움의 속도와 내용에 따라 유연하게 진행 방식과 주제에 변화를 주며 진행해왔습니다.
2019년 4월 18일부터 6월 13일까지 다섯 번의 배움에서는 1) 부모는 교육에 대한 어떤 고민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 나누고, 2) 부모가 바라는 최고의 교육의 모습을 함께 상상해 보았습니다. 또한 3) 우리 주위의 교육 혁신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육의 본질을 무엇일까라는 공통의 질문에 닿아 4) 교육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자세한 배움의 내용들이 궁금하시다면 앞 문장들에서 각 번호에 해당하는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사실 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대화가 '교육의 본질'에 대한 토론까지 닿은 것은 과정을 준비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습니다. 미교독 운영진에서 새로운 배움에 대해 '변화' 또는 '혁신', '미래'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과정 진행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교육 혁신이라는 새로운 정보 앞에서 대화를 한 발 멈추기를 결정하십니다. 그리고는 '교육의 변화'에 앞서 아이들에게 '왜 교육이 필요한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시며 '교육의 본질'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토론은 2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산업과 사회의 모습에서부터 불완전한 존재로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까지 두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찾게 된 교육의 본질에 대한 '정답'이 아닌 '합의'와 '공감'. 그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해 각자가 찾은 키워드들은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나눈 대화 속에서 오히려 그 다름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거나 한 두 가지의 키워드로 줄일 수 있겠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공감된 교육의 본질을 바탕으로 이후 세 번의 배움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6월 27일, 7월 11일 2회로 진행된 여섯 번째, 일곱 번째 배움의 시간은 <이노베이터의 탄생>(토니 와그너 저)이라는 책을 함께 읽은 후 북토크로 진행했습니다.
<이노베이터의 탄생>은 미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 혁신가들의 성장 과정을 연구한 결과를 담은 책입니다. 특히 혁신가들의 성장에 있어 부모의 교육관과 역할에 대한 부분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 모임에 함께 해주시는 새로운 배움을 찾는 부모님들은 과연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우선 교육 이야기에 앞서 '혁신'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점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혁신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와 산업의 지속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상황에는 쉽게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과정에서 생겨난 새로운 질문.
'꼭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바꿔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은 혁신에 대한 우리의 대화를 멈추게 했습니다. 혁신이라는 것도 사회적인 요구로 또는 하나의 트렌드처럼 고민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을 혁신가로 키우는 교육이라는 것도 또한 획일적으로 추진되면 이것은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좀 더 혁신의 본질적인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우리나라 다양한 분야의 모습에서 방법론에만 집중하고 깊은 고민과 철학이 부족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쉽게 방법론으로 빠지는 우리의 생각과 관점, 삶의 태도에 철학과 본질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짜 혁신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안의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간다면 누구나 혁신가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러한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로 이어갔습니다. 아이들이 혁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은 아래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그동안의 미교독 부모학교에서 함께 배운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과 교육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교육에 대해 적어도 우리 안에서는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는 방향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부모의 역할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2019년 7월 11일, 교육 그리고 혁신의 본질에 대한 그동안의 배움을 바탕으로 진행된 일곱 번째 배움. 이야기는 우리들의 부모님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부모가 된 우리가 자라던 시절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우리 스스로의 성장에서 부모님들은 어떤 역할을 해주신 것일까.
아래 사진의 메모들 중 붉은 포스트잇에 정리된 키워드들은 우리의 부모님들께서 보여주신 모습과 역할에 대한 것입니다. 가정의 상황이나 부모님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자녀의 교육적 성취에 기대나 교육적 지원의 정도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도 한 사람으로서 불완전한 존재임을 이제는 이해할 것 같습니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우리 성장에 있어 부모님께 받은 영향으로 공통된 부분들이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인내, 지지, 성실함, 성품, 롤모델 등... 이것들은 우리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님께서 직접 삶으로 보여주신 것들입니다. 제도적인 교육의 정도보다 이런 부모님들의 모습을 통해 배운 것들이 우리의 현재 모습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공감 속에서 가이드북 <이노베이터의 탄생>에서 볼 수 있었던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모습뿐만 아니라 앞서 논의한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혁신가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위 사진의 녹색 글씨들)
새로운 교육을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눈 후, 마지막으로 각자 되고 싶은 부모의 모습 또는 더 노력하고 싶은 부모의 역할을 정리했습니다. 그동안의 대화와 배움이 담긴 각자의 다짐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부모
협동하고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멘토가 되어주는 부모
아이와 서로의 삶을 지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부모
이렇게 부모의 역할을 정리하고 이야기 나누며, 새로운 교육을 실천하는 데 있어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부분일 수 있는 질문들도 던져졌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과연 학업 성적의 저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였습니다. 아이의 속도와 재능에 맞춰 기다려주는 교육 방식으로 주변 아이들에 비해 뒤쳐지는 부분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아이가 자신감을 잃고 자존감도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이러한 질문에는 한 부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꼴찌라도 잘 살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혹여나 하는 조바심을 해소할 수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주변보다 앞서거나 우월한 상황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일까. 아이의 상황에 대한 부모와 주변의 반응에서 오는 것일까. 아이의 자존감을 지키고 키워주는 것은 결국 꼴찌를 하더라도 아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부모의 태도라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부모로서 가진 그동안의 생각과 태도를 점검하고 새로운 부모의 역할에 대해 배워갔습니다.
2019년 7월 25일, 따뜻하고도 시원했던 봄날에 시작한 봄학기 과정은 어느덧 무더운 여름 마지막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마지막 시간 수료식과 종강파티로 준비했습니다. 그동안의 배움을 돌아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 얻고 배운 것들, 함께한 시간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이제는 한 배를 탄 동료가 되어버린 참여자분들의 소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부모 됨에 대해 다시 배우는 시간이었다.
부모 됨보다 더 큰 것들, '교육', '가치관'에 대한 배움까지 얻었다.
"좋은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었다.
부부가 함께 하고 싶은 모임이었다.
부모로서 교사로서 교육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낮은 계단으로 세밀하게 설계한 배움이 필요한 것 같다.
교육 철학과 본질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로움을 배웠다.
그동안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새로운 교육을 실현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동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의 문제는 정답이 없고 함께 찾아가는 것이라고 느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다고 느낍니다.
함께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소감을 나눈 후 수료증을 작성(?)했습니다. 미교독 부모학교의 수료증은 특별하게 준비했습니다. 수료자가 직접 작성하는 수료증입니다. 수료증에는 이번 과정에서 얻고 싶었던 것, 실제로 얻게 된 배움, 그리고 앞으로 함께 한다면 더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적었습니다. 또 더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도 기록했습니다.
이 수료증은 지난 4개월의 기록이자 새로운 배움의 커뮤니티를 시작하기 위한 계획서이기도 합니다. 교육에 대해 각자에게 남아있는 고민과 문제들을 앞으로도 함께 배우고 실천할 동행을 위한 새로운 시작의 증명서를 나누며 행복했던 봄학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여름학기는 봄학기 과정의 연장으로 이어질 예정이랍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미래를만드는교육읽기 그리고 미교독 부모학교에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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