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봄이니까
나는 그대로 봄을 따라 한다
나는 너에게 봄볕이기도 봄비이기도 하다
왜 봄비까지 따라 하느냐고?
왜 시꺼먼 구름을 달고 왔냐고?
왜 가끔씩 이상하냐고?
마음이 그래, 확실하지 않아서.
그 후 오래지 않아 온 세상은 꽃이 되고 날은 푹푹 쪄가는데
그 사이 너는 떠났다
너는 봄비가 싫어 그런다고 했다
근데 그거 아니?
나는 봄비로 너의 꽃을 키우고 너의 나무를 키웠어.
네가 없는 여름이 되고
네가 없이 뜨거운 여름이 되고
네가 없고 혼자 덥기만 한 여름이 되고
곧 장마가 시작되었다.
누군가를 기다기거나, 계절을 기다리거나 하는 모든 이들의 간절한 시간과 마음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