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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경 May 07. 2019

봄, 봄비, 여름, 장마【시】

지금 봄이니까

나는 그대로 봄을 따라 한다

나는 너에게 봄볕이기도 봄비이기도 하다 


왜 봄비까지 따라 하느냐고?

왜 시꺼먼 구름을 달고 왔냐고?

왜 가끔씩 이상하냐고?


마음이 그래, 확실하지 않아서.


그 후 오래지 않아 온 세상은 꽃이 되고 날은 푹푹 쪄가는데 

그 사이 너는 떠났다

너는 봄비가 싫어 그런다고 했다


근데 그거 아니?


나는 봄비로 너의 꽃을 키우고 너의 나무를 키웠어.  

네가 없는 여름이 되고

네가 없이 뜨거운 여름이 되고

네가 없고 혼자 덥기만 한 여름이 되고     


곧 장마가 시작되었다.     




누군가를 기다기거나, 계절을 기다리거나 하는 모든 이들의 간절한 시간과 마음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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