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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0. 2024

기쁨, 슬픔

이천이십사년 칠월 육일

어린아이도 아닌데 울다 지쳐 잠이 드는 그런 날이 있다.

펑펑 울었다. 주체할 수없이 눈물이 났다. 서러움의 눈물일 수도, 속상함일 수도, 슬픔일 수도, 분노일 수도, 억울함일 수도 있는 그런 눈물. 울면서 크는 어른. 어른이 울면서 크기도 하나요?

이른 나이에 사회인이 되어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하며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되는 그런 곳. 회사라는 곳. 실수란 것이 용납되지 않는 곳. 열심히, 잘 해야 된다.


일을 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고충을 안고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살아간다. 왜 눈물까지 흘리며 일을 해야 하나요? 요즘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흔히 MZ 세대라고 불리는 우리 세대는 울면서 버티지 않는다. 그렇다고 책임감이 없냐고? 아니요, 그건 아닐걸요?

퇴사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사람들. 평생직장? 그런 건 이제 없다.


그럼에도 버티고 또 버티는 사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있다. 누구냐고요? 저요.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온다고들 한다.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나 뭐라나. 그런 말들을 믿어보며 버티는 중이다. 이게 맞나요? 얼마나 더 버텨야 하죠???

넘쳐 오르는 눈물을 간신히 참으며 자전거를 타고 퇴근 하는 길에 생각했다. 이러다 사고 나면 어쩌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 오래 살고 싶은 마음에 자전거를 더 타야겠다는 생각은 접고 서둘러 집으로 갔다.


길고 길었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일주일이었다.

행복했고, 기뻤고, 벅차올랐다. 짜증 났고, 힘들었고, 슬펐다.

행복에 겨워 설레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는데 악몽을 꿨다.

울다 지쳐 잠이 들어 새벽에 눈을 떴더니 어느 때보다 기분이 들었다.

행복하다 보면 슬프고, 슬프다 보면 행복하다. 균형 잡힌 희로애락. 인생 참 재밌기도 하지.


비가 온다. 장마철이다. 비 오는 소리가 좋다.

비가 그치면 다시 또 뜨거운 태양이 떠오르겠지. 다들 더위를 걱정하던데. 난 더위는 잘 참는다. 내가 더운 것보다 지구온난화가 더 걱정이다. 적당히 뜨거웠으면 좋겠다.


적당히 좀 뜨거우세요. 그러다 화상 입어요.

말을 좀 예쁘게 합시다. 부드럽게. 다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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