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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May 05. 2024

1-2 그래도 M세대와 조금은 다른 Z세대

Chapter 1. Z세대의 문화


2) 그래도 M세대와 조금은 다른 Z세대

 많은 공통점을 찾았음에도 Z세대가 M세대와 완전히 다르지 않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다를까? 내가 지켜본 그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주어진 환경에 얽매여 인간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M세대 이전의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학교나 함께 자라온 지역, 그 밖의 공동체에서 맺어진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 안에서 친한 친구들을 찾고 그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영유하며 20대를 보내왔다. 한 그룹이나 모임 내에서 좋지 않은 감정이 섞이거나 뒤엉켜도 그 안에서 풀어보며 다시 그 공동체를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Z세대들은 어떠할까? 더 이상 주어진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다. 당장 M세대부터 동창회와 같은 환경이 주어진 인연들의 모임이 줄어드는 만큼 Z세대에서는 “동창회 같은 모임을 왜 하는 거지?”라는 반문을 가지고 지나간 인연에 얽매이기보다는 조금 더 자신의 뜻과 성향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가며 최소한의 인간관계를 하고 있다. 당장 결혼식의 문화를 봐도 M세대 이전 사람들의 결혼식에서는 많은 하객들이 참석하는 게 최고의 자랑거리였지만 Z세대들은 하객 참석 비용 자체가 돈이 드는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만을 초청하며 많은 사람을 초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자유로워진 상태이다. SNS, 동호회, 여행과 같이 자신의 결이 맞는 장소를 찾아가거나 플랫폼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가고 있으며 원격 소통 방식 또한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과 달리 인스타의 DM과 같이 자주 사용하는 SNS 한 개의 채널로 통합하기를 좋아하며 인스타 내에서도 피드와 같이 장황한 감정 소통보다는 스토리와 같이 짧게 자신을 표현하고 그 게시글이 사라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변해왔다.


 그리고 더 이상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황의 연민에 호소당하며 맞지 않은 사람과 인간관계를 끌고 가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조금이라도 위해가 된다면 어린 나이부터 과감히 인간관계를 정리해 나가는 Z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내 기억엔 80년대 생들이 누군과의 관계를 힘들어할 때 연을 끊는 것은 매우 힘든 행위이고 미련이 남거나 앞으로 얽매일 상황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SNS의 팔로워를 차단하는 행위 만으로도 모든 감정을 한 번에 표현할 수 있는 간결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쇼츠나 릴스와 같이 사람이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와 영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플랫폼에 익숙한 Z세대인 만큼 자신의 스트레스를 오래 끌고 가려하지 않으며 최대한 빠르게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 전개시키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전 상황에 대한 미련 없이 빠르게 자신을 전개시키는 능력은 사회 전반에서 부정적으로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6. 25 전쟁, 군사정권, 민주화, IMF라는 엄청난 일을 단 한 세기 동안 모두 겪은 나라이다. 지금 자리 잡은 사회의 모습에는 일제강점기 때의 관료주의, 6.25와 군사정권에서 파생된 군대식 문화, 민주화를 통해 만들어진 복지제도, IMF를 겪으며 강화된 혁신적인 분위기가 한데 섞여 있는 특이한 사회 구조를 만들었다. 21세기 들어서 인권에 대한 중요성과 갑질문화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사회 구조를 바꾼 듯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조직은 여전히 철저한 관료주의가 지배하고 있으며 상급자의 권한이 하급자보다는 훨씬 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상급자가 꼰대라는 소리를 듣거나 갑질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할 뿐이지만 그러한 표현 없이 여전히 상명 하복을 강요하고 있는 사회 문화를 가진 것이 우리나라이다. 이러한 환경적 특이성이 Z세대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모습으로 다가왔고 이러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꿈꾸고 몇 년 안에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이다. M세대 이전까지는 힘든 상황을 인내한다면 분명히 몇 년 안에 더 좋은 상황이 오거나 진급을 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텨왔지만 Z세대 사람들은 현재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의 기분과 상황을 위해 나를 위해하는 환경, 즉 직장을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을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M세대와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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