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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Apr 28. 2024

1-1 M세대와 다르지 않은 Z세대

Chapter 1. Z세대의 문화


1) M세대와 다르지 않은 Z세대

 Z세대, 처음 마주한 그들의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패션, 헤어스타일, 말투까지 나와는 너무 다른 모습, 그들이 가진 문화는 당연히 내가 경험한 문화와 너무 다를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에 충분한 외형이었다. 유튜브나 인스타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항상 기성세대와는 다르다는 메시지가 전해졌고 가끔은 부정적인 모습들이 강조되기도 했다. 마치 끈기가 없고 희망이 없는 듯 비추어진 그들의 문화 속을 들여다보니 80년대 생들이 20대 시절을 보냈던 00년대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함께 밥 먹을 친구를 고민하거나 약속을 만들기 위해 연락하는 모습들,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성을 찾아다니고,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서툰 연애 스킬로 20대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과 모이면 이성에 대한 주제가 가장 앞섰고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20대의 풋풋함을 지키고 있었다. 노는 방식은 달라졌을까? 내가 봤을 때는 아니었다. M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맛집을 찾아다니고 코인 노래방으로 공간은 줄었지만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개봉하는 영화가 있으면 고민하지 않고 우르르 몰려가 관람을 한다. 우리들의 모습이 달랐던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20대 당시 우리들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학생활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여전히 학회와 동아리 중심의 학교 생활은 명맥을 이어 갔고 대학생이 되면 어김없이 우리 몸에 지식보다는 많은 알코올들이 문을 열고 자연스레 들어온다. 숙취에 시름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객기와 흑역사를 써 내려가며 그 시간을 흘려보낸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성숙해졌다는 스스로의 생각이 타인의 충고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동조해 주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흥미를 느끼며 고등학교 때까지 환경이 만들어준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조금씩 자신의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맞이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숙해 가는 인간의 발달 과정이 변하지 않듯 우리 사회에서 특정한 나이대에 좋아하는 것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미성년자의 술과 담배가 엄격히 금지된 우리나라에서 성인이 됨과 동시에 많은 20대들이 술을 접하게 되고 몇몇은 담배까지 피우며 자신이 성인이 되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또한, 남녀가 구분되어 있는 학교가 많고 뿌리 박힌 입시문화로 어느 나라보다 많은 공부량과 학업 시간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고등학교 때까지 이성에 관하여 생각이나 연애 경험이 적은 것은 당연하기에 20살이 되는 순간부터 드라마에 나오는 연애를 꿈꾸며 이성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또한 모여 떠들기를 좋아하는 모습은 어느 세대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난 그것을 우리 민족이 가진 ”주막 DNA“로 부르려 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모이기를 원하여 남의 집 사랑채에 앉아 떠들거나 동네 한가운데 정자에 모여 앉아 떠들어대며 상대방의 생각을 읽고 스스로의 소속감을 확인했다. 조선시대 이전 서민들은 주막에서 국밥 한 그릇, 막걸리 한잔 마시며 쉴 새 없이 떠들어 댔다. 우리나라 고유문화가 모여 떠들기를 좋아했던 만큼 우리 DNA에도 그러한 기억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지금의 Z세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여 떠들기를 좋아했고 상대방과의 교류를 통하여 자신의 소속감을 확인해 갔다.


 현재 일하고 있는 조직에서 하급자나 어린 친구들과 면담을 할 때 항상 느꼈던 부분이 있었다. 어린 나이부터 자신이 주도적으로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친구들은 다른 부분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상황으로 미래를 계획하여 이야기를 하는 반면 대다수의 친구들은 자신의 부모님이나 자신에게 도움을 줄 것 같은 어른들의 말 한마디를 크게 기대하며 의지하는 부분이 있었다. 가령, 자신의 부모님이나 부모님의 지인이 자신에게 일을 맡기려 한다거나 자신이 알게 된 지인 중 예전에 대기업 임원으로 계셨던 분이 자신에게 어떠한 기회를 줄 것 같다는 등 자신의 노력이나 실력과는 무관하게 관계에 얽매여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어리석은 모습은 15년 전에도 지금도 전혀 변하지 않았으며 20대 초중반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과 불완정성은 언제나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고 본인의 능력이나 환경보다는 타인의 재력이나 상황에 의지하게 만든다. 이러한 모습을 올바르지 못하다거나 틀렸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그 시기에 가질 수 있는 어린 마음으로 규정할 수는 있다. X세대 이전의 사람들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마음이며 인간의 나약함이 불러온 자신과의 대화의 결과이다.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Z세대 또한 이런 나약함을 가지고 누군가를 의지하며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M세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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