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마을

두서없는 글

by 해구

미혼이고 애도 없는 내 나이에 계속해서 아이들 생각을 하는 이유는, 주 4회 이상, 15시간씩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이고.. 내가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방송들이고.. 오늘 내가 한 생각은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밉다는 것이다.


지금 하는 생각은 은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오늘 오후에 밀크티 레시피를 물어본 카페 사장님께 죄송하다는 생각..

(눈동장의 떨림에서 난감해하시는 걸 느꼈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사 먹을게요.)



생각이 줄줄 샐까 봐,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게 조심스럽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 소설 속에서 만큼은 아이를 위한 마을을 만드리라. 나도 아직 애기라서 아이가 만든 아이를 위한 마을이 얼마나 견고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 내각 생각하던 우주에 비하면 꽤나 포근할 것이야. 너를 위한 마을을 우주에 만들어줄게. 딱 기다려.


지금 생각나는 아이들은,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주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면서 다이어트한다던 해맑은 지윤이.(자주 아파서 걱정이다) 자기는 나이 들어도 지금이랑 똑같은 거라며, 줄 이어폰을 한쪽에 꽂고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원래 이랬어요. 라며 저런 놈들이 딱 싫다던 호찬이.(은근히 칭찬받고 싶어 하는 모습은 애 같다.) 어릴 때부터 폐렴이 심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걸 덤덤하게 말하던 귀여운 예빈이.(마음이 아프다) 해맑게 질문하고 나를 기분 좋게 하던 수빈이.(M을 닮았다)그리고 은별이..


선생님, 저는 진짜 잘 그리고 싶어요. 저는 진짜 열심히 하는데, 안돼요. 방법이 없을까요?

불안해하는 학생한테 해줄 말이 현실적인 차가운 말이나,, 이론적인 지식밖에 없는 게 너무너무.. 창피했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처럼 안 보인다는 말은..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내가 밉다.. 바보야... 왜 그런 말을 했어.? 그렇게 이야기하면 아~ 그렇죠 제가 더 열심히 할 걸 그랬죠? 이럴 줄 알았어? 당연히 실망하고.. 좌절하지 않겠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애들을 대하기엔 내 정서가 너무 메말랐어.. 다정함이 부족하다고..

역시 교육학 책을... 읽어봐야 하나.. 나 같이 교육학의 '교'도 모르는 인간이 선생이라니.. 이건 안될 일이야... 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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