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거(3)
친척들에 관한 얘기를 하나 더 하자면
어렸을 때 나는 친구집에 비해 우리집은 왜 이렇게 좁은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커서야 알게 되었다.
과거에 한옥집에 살며 하숙집을 하시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이가 들자 수입원이 없었고
건물을 지어 월세를 받아 살고 싶어하셨다.
하지만 건물을 지을 돈이 없었고 당시 대기업에 취업을 해 돈을 벌던 자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4남매나 되던 자식들은 우리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하나 같이 돈이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결국 아버지는 본인의 집을 사려던 돈을 부모님을 위한 건물을 짓는데 모두 드리게 되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건물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우리 가족 4명이 살기에는 턱없이 작은 방이었다.
이후, IMF로 아버지는 직장을 잃고 중소기업에 가까스로 취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소기업 월급은 기존 회사의 월급에 비해 턱없이 적었고 생활은 점차 힘들어졌다.
아버지에게는 모아둔 돈도, 집도, 그리고 이 상황을 벗어날 능력도 없었다.
아버지를 제외한 다른 3남매는 번듯한 집도 있고, 모아둔 돈도 있었다.
우리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서 당시에는 한 푼도 없다던 자식들이 어떻게 집을 살 수 있었을까?
이번에도 거짓말을 한 다른 자식들은 승리했고 거짓말을 하지 않은 우리는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