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1)
여느 날처럼 방송을 켰다.
그러나 이번 방송은 그전과는 달랐다.
원래는 항상 실내에서 진행했던 방송이었으나
이번에는 야외에서 방송을 켰다.
"이번에는 기분 전환 겸 야외에서 방송을 켜봤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왔는데도 기분이 완전 나아지지는 않네요."
"장소가 문제일까요? 장소를 바꾸는 게 좋을까요?"
내가 간 장소는 힐링과는 거리가 먼 주택가였고 시청자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거기서 천천히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어제도 전과자 사촌형으로부터 죽고 싶냐는 협박 전화를 받았습니다."
"방송이라도 안 했으면 이 억울함을 어디에다가 얘기할 수 있었을지 막막하네요."
시청자들은 내 얘기에 언제나처럼 공감하고 사촌형을 비난했다.
"근데 이 장소 여러분 좀 안 좋게 보이지 않나요? 제 기분 탓일까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하자 몇몇 시청자들이 장소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는 왜 가신 건가요?"
나는 대답했다.
"노코멘트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아무 의미 없는 곳은 아니에요."
사실 그곳은 그 전과자 사촌형과 그 부모님이 사는 곳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싶었고
만약 발끈해서 방송에 출연이라도 한다면 내 계획은 대성공이었다.
아쉽게도 방송이 끝날 때까지 그들이 방송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장소에 대한 추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방송을 종료하고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