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어떻게 마음을 치료하는 건데요?

정신과의사의 일기

by 니너하리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걸까? 쉽게 그려지지 않는 치료 과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때때로 정신과 방문을 망설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용기 내어 병원을 찾은 당신과 함께 그 궁금증을 풀어보려 해요.

우선, 병원에 처음 방문하면 초진 면담을 진행해요. 병원에 따라 예진 과정을 거칠 수 있지만, 초진 면담은 보통 충분한 시간을 들여 불편한 증상과 살아온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보는 데 집중합니다. 면담 후에는 설문지나 심리 검사와 같은 평가 도구를 활용해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뇌파 검사나 스트레스 반응 검사 등을 통해 증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기도 해요.

의심되는 질환과 증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거치고 치료 방식은 당신과 함께 선택합니다. 빠른 증상의 호전을 위해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약제의 경우 증상과 진단에 따라 다양한 약제를 조합하여 사용하는데, 특정 약제를 꼭 특정 진단에만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상담치료는 치료자 개개인마다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얽힌 실타래를 함께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복되어 온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단서를 함께 찾고 힘을 기르는 과정이죠. 이 밖에도 무의식과 역동(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힘과 갈등,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의미)을 탐구하는 정신치료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함께 경험을 나누고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그룹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식이 있어요.

그리고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외에도 몇 가지 치료 방법을 소개하고 싶은데요. 자기장을 이용해 뇌세포를 자극하는 TMS(경두개 자기자극술), 심박수, 호흡, 근긴장도 등 신체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자기 조절 능력을 연습하는 바이오피드백 등의 치료법도 존재합니다.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과 그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당신이 용기 내어 문을 열고 들어온 그 순간부터 당신은 이미 더 나은 내일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망설이는 당신에게 작은 용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keyword
이전 27화#. 저 잘하고 있는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