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8. 무언가를 선물한다는 것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무언가 생각해보기

by 제인더베스트

선물.

줄 때도, 받을 때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그래서 생일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크리스마스, 그 외 기념일을 챙기며 선물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실 1년마다의 소소한 즐거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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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주는 걸 더 좋아한다. 상대방에게 선물을 줄 때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에 더 만족감을 얻고 기분이 좋아진다. 받을 때는 사실 기분은 좋지만 약간의 부담이 있다. 그리고 받을 때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물을 받고서 한 영혼을 담은 리액션이 자칫 영혼이 없다고 느껴진 적도 많았을 거다.




최근 기프티콘을 받았다. 사실 디지털 기술이 많이 변화하고, 특히 요즘은 코로나여서 그런지 선물도 카톡으로 해결한다. 그만큼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다양한 주제로 분류를 해놓고, 터치 몇 번으로 간편하게 보낼 수 있어서 확실히 시간 절약, 가끔 돈 절약도 된다.


아무튼,

얼마 전 친구가 한창 바빴던 나에게 힘내라고 GS25 초콜릿 제품 기프티콘을 주었다. 당 떨어질 때 든든히 당 챙기라고, 먹고 힘내라고 갑자기 보내 준 선물. 정말 감동이었다. 불시에 아무 의미 없는 날에도 나를 생각해서 무언가를 선물했다는 마음에 고마웠다. 하지만, 이 기프티콘은 꼭 이 제품을 골라서 계산을 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이 교환권을 사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안 먹고 싶어도 이걸 꼭 먹어야 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데 먹어야 되는' 그런 생각에 사용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나는 초콜릿을 좋아한다. 하지만 초콜릿이라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우유가 몸에 안 맞아 우유는 먹지 않고, 초콜릿에도 안에 무언가가 들어있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기프티콘은 딱 이런 초콜릿 세트를 사야 하는 것이었다. 난감. 먹고 싶지 않을 걸 사려니 힘들고,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에게 주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나를 위한 선물을 다른 사람이 쓰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일단 썼다. 편의점에 갈 일이 생겨서 간 김에 사용했다. 무언가 미션을 하나 끝낸 느낌이랄까.


하지만, 문득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물이라는 건 99%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 물론 대중적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선물하거나 실용적인 것을 준다면 대부분의 받는 사람은 좋아한다. 하지만 선물을 받아도 '어디에 쓰지', '이걸 어떻게 쓰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고맙지만 안 고마운...? 그런 상황이 돼버리는 것 같다. 주는 대로 받지만, 이왕 줄 거면 받는 사람이 최소한 평소 무얼 좋아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등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선물을 고르는데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물을 받아도 '이 사람은 나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그렇다. 초콜릿 선물은 준 친구는, 내가 초콜릿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이 선물을 보내준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모든 음식에서 무언가가 섞여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우유를 못 먹는다는 사실도 안다. 우리가 만날 때마다 이야기했기 때문에. 하지만, 기억을 못 하는 것이다.


그 친구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친구를 알기에, 이 친구가 남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스타일도 아니고, 평소 주변을 챙기는 센스가 부족하다고 본인 입으로 누누이 말해왔기에, 나를 위해 작은 선물을 주었다는 사실로도 고마웠다.




나는 상대방을 만나면 생일을 꼭 알려고 한다. 그리고 생일을 매년 챙겨준다. 이 날이 아무 부담 없이 상대방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선물을 전할 수 있다. 매년 이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 필요할만한 것들을 생각하며 선물을 주는 게 재미있다.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일은 살면서 필요한 일이고, 또 그만큼 흥미로운 일이기 때문에 단지 내가 좋아서 항상 무언가를 주려고 한다. 그리고, 선물을 주고 싶을 때 언제나 미리 물어본다. 되도록 지금 당장 필요한 걸 주고 싶어서 그래야 받아도 쓸모가 있기 때문에, 꼭 물어본다. 물어봐도 필요한 것이 없다고 할 경우에는, 나의 모든 센스를 발휘해 선물을 고르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는 9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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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포장. 선물에는 포장이 중요하다. 포장에 신경 쓰고, 손편지에 그림도 아기자기하게 그려서 선물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집에는 포장용품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수집이랄까, 역시 나는야 맥시멀 리스트 ㅋㅋㅋㅋㅋ) 선물을 사고 포장을 할 때 상대방이 이 선물을 받을 때를 상상하며 두근두근해한다. 항상 같은 방법의 포장에 질릴 때면 블로그나 유튜브를 보고 새롭게 포장하는 법을 배우고, 미리미리 예쁜 편지지도 모아 놓는다. 한때는 내가 직접 그림을 그려 엽서를 만들어서 선물한 적도 있다.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 그리고 선물은 직접 전해주는 맛이 있다. 메신저를 통해 받는 선물도 좋지만, 직접 사서 직접 포장한 선물을 직접 전해주어야 완벽한 선물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대면이 어려워서 선물할 상황이면 메신저를 이용하게 되었지만, 가끔은 직접 구매해서 직접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기에...

기프티콘이 편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프티콘으로는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조금 덜 담겨있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선물 거절이나 환불 기능이 있기 때문에 무언가 정이 부족한 느낌도 든다. 또, 이런 기능이 있어도 쉽게 거절이나 환불은 못하니까. 이 기능들은 오직 내가 나를 위해 구매한 것들에 써야 할 기능이니까. 또, 몇 번의 터치로 쉽고 빠르게 전달한 선물은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나는 그렇다. 직접 전달받으면 그 날, 그 시간에, 그곳에서 이 선물을 받았고, 주는 사람의 표정은 어땠고, 여기서 나는 어떻게 느꼈다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에 이 방식이 좋다.




선물은 마음이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선물하는 게 어려워진다.

선물은 값비싼 것이 아니다. 주변에 있든 어떤 것이든 선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선물한 다는 것이.

또, 그래서 더더욱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 관심이 인간관계에 좋은 작용을 할 것이고, 좋은 사람이 오래 곁에 있는 것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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