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세제? 다 비슷한데 왜 이걸 고르지?
마트 진열대에 놓인 물티슈를 보면, 대부분이 무향·무파라벤·생분해성·화이트 톤 패키지를 내세워요. 그런데 소비자는 여전히 최저가만 고르지 않아요. 베베숲 ‘시그니처 브라운’이나 산리오 콜라보 물티슈가 꾸준히 잘 팔리는 건 단순히 향 때문만은 아니에요.
물티슈는 기본적으로 안전성을 전제로 합니다. 무향·저자극·친환경은 이제 당연한 조건이죠. 하지만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순간은 그 위에 얹히는 경험이에요.
마지막 장까지 촉촉하게 유지되는 밀폐 구조, 한 손으로 쉽게 열리는 오픈캡, 엠보싱 원단의 세정력 같은 작은 차이가 최저가 제품과는 다른 만족감을 줘요. 결국 소비자는 성분이 아니라 매일 쓰는 체감 경험을 고르고 있는 거예요.
물티슈는 늘 거실이나 부엌 위에 놓이죠. 그래서 최근 신제품은 단순 포장이 아니라 오브제 같은 디자인을 시도해요. 톤다운 브라운이나 아이보리 패키지는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일부 브랜드는 리필 디스펜서를 고급 케이스로 만들어 생활가구처럼 활용하게 하죠.
해외에서는 슬라이드형 케이스, 클릭감 있는 자석 캡, 반투명 패키지처럼 UX 특허를 낸 사례도 있어요. 집에 두었을 때 예쁘고 편한가가 곧 구매 이유가 되는 거예요.
세제 시장은 두 갈래로 확실히 나뉩니다.
코스트코의 Kirkland나 Persil 같은 대용량은 “164회 세탁 가능, 회당 △원” 같은 실리 메시지로 설득해요. 반면 The Laundress나 메소드 같은 프리미엄 라인은 “시그니처 센트, 섬유 수명 케어” 같은 감성 메시지를 강조하죠.
여기에 요즘은 용기 디자인과 UX까지 전쟁터가 되었어요. 펌프형과 계량컵 일체형 용기는 사용량을 줄여주고, 슬림한 핸들과 곡선형 바디는 무게감을 덜어주죠. 리필 팩을 본체 디스펜서에 꽂아 쓰는 구조는 주방과 세탁실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으면서 편리해요.
브랜드별 디자인 전략도 뚜렷해요. 독일·유럽 라인은 Frosch나 Persil처럼 에코 그린과 직선적 디자인으로 신뢰를 줍니다. 미국 프리미엄 라인은 Laundress처럼 모노톤과 레트로 라벨을 활용해 클래식 럭셔리 감성을 강조하죠. 국내 브랜드는 이들 감성을 차용해 파스텔 톤 용기와 미니멀 라벨링, 때로는 레트로한 서체까지 도입하고 있어요.
물티슈나 세제는 소모품이지만, 익숙해진 경험이 곧 신뢰로 이어져요. “마지막 장까지 잘 나온다”, “세탁 후 잔향이 오래간다”, “병이 예뻐서 싱크대에 두고 싶다” 같은 작은 만족이 반복 구매를 결정하게 하죠.
그래서 브랜드는 단순히 성분 안전성을 내세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UX 특허와 용기 디자인, 국가별 감성 전략까지 동원해 “최저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거예요.
소비자는 결국 최저가만 보지 않아요. 매일 쓰는 물티슈와 세제에서 안전성, 경험의 만족감, 집 안 미관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에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으로 쉽게 바꾸기도 하죠. 기업들이 새로운 패키지, 향, 프리미엄 개발에 오늘도 몰두하고 있는 이유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쿠팡 랭킹과 알고리즘 소비>를 깊게 파고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