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아3 딸1' 무슨 말일까?
우리 가족을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아3 딸1`이 된다. 주변 분들께 이게 무슨 뜻이죠? 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아들 셋에 딸 하나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제 가족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면 말을 머뭇거리고 생각한다. 저 집은 아들 하나에 딸 하나인데? 순간 생각이 굴러가다 멈춘다. 입 밖으로 내뱉고 싶은 말은 많은데 무지하거나 자신 없으면 말할 수 없다. 표현할 수 없다. 뽐낼 수 없다. 이럴 때는 외면하거나 답답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중 답답한 분은 귀찮다며 묻는다.
"아3 딸1이 무슨 말이죠?"
"가족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그러니 무슨 호칭이라는 겁니까?"
약간은 도전적인 짜증이 묻어 있다.
"아3은 아내, 아빠, 아들을 의미하고 딸1은 그냥 딸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저희 집은 3이고 딸1입니다. (아내, 아빠, 아들이 셋이고 딸은 하나이죠)"
순간 대부분 허망해 하는 눈치다. 별것도 아니구먼. 그러면서 잠시 뒤돌아 생각한다. 우리 집은 어떻게 되지?
셋이고 하나이니 3:1이다. 가족을 3:1의 법칙으로 분류해보면 재미있다.
1) 성(姓) : 여 씨 (3) vs 최 씨 (1)
2) 호칭 : 아 (3) vs 딸 (1)
3) 손잡이 : 오른손 (3) vs 왼손 (1)
4) 이름 획수: 5획 (3) vs 4획 (1)
5) 태권도 단증 : 有 (3) vs 無 (1)
6) 학생증 : 有 (3) vs 無 (1)
7) 운전면허: 有 (3) vs 無 (1)
8) 해외여행: 有 (3) vs 無 (1)
9) 새끼발톱 뒤집힘 : 有 (3) vs 無 (1)
편 가르기가 아니라 한가족이지만 고유의 특징과 다름을 알아보고 싶었다. 내 자녀가 또는 아내가 본의 아니게 가족 구성원들과 소외되는 요소들이 있구나.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동질감을 느끼지만 때로는 다름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3:1의 법칙 게임
추석 때 시골 가는 길이 심심했다. 그래서 3:1 법칙을 설명하고, 차 안에서 우리 가족에 해당하는 3:1 법칙 맞추기 게임을 했다. 제일 많이 맞추면 상금 만 원을 받는 거로 포상금을 걸었다. 처음에는 재미없다는 표정이었으나, 아들이 먼저 맞추자 갑자기 열띤 경쟁이 붙었다. 서로 다양한 법칙을 이야기하며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그중에서 아내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빠(나를 지칭함)는 아빠가 없는데(돌아가심) 우리는 아빠가 있다.”
맞는 말이다. 장인어른은 생존하시고 나 또한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 있으니. 3:1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난 이후, 딸이 발끈했다. “엄마는 아무리 퀴즈지만 어떻게 아빠한테 그럴 수 있어요. 너무 한 것 아니에요!” 이 말에 아내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그리고는 자신의 말에 미안함을 표현하며 점수에서도 제외했다. 아내의 답변이 틀린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지도 않았지만, 딸의 말에 가슴이 따듯해짐을 느꼈다.
3:1의 법칙을 `행복의 법칙`에 비유해 봤다. `프레드릭과 로사다 교수`는 수학적 모델을 활용해 행복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4주 동안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횟수를 기록하게 했다. 4주가 지난 후 기록된 비율과 참가자들의 행복도를 측정하니 1:1, 2:1 (긍정의 감정 : 부정의 감정)은 부정적 감정이 지배적인 사람들보다 행복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긍정과 부정이 3:1 수준이 될 때부터 행복감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부정적 감정은 필요하며 이것을 `적절한 비관성`이라 정의했다.
항상 긍정적 감정이 넘친다고 행복하지는 않다. 삶의 고단함이 적절히 있어야 `아! 내가 행복하구나`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스받으며 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라 약이 됨을 나이 50 가까이 되어 제대로 알게 되었다. 행복의 법칙도 3:1의 비율이 필요하듯 가족의 법칙도 4:0이 아니라 3:1의 적절한 비율이 더 끈끈한 관계로 뭉치게 한다. 3:1의 법칙 안에서는 나의 부족함이 소외가 아니라 도전이 되기도 하고 특출함이 되기도 한다.
한 방향, 한 마음, 같은 행동이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모두가 같으면 권태기가 오고 실증을 느끼게 된다. 우린 누군가의 등을 보고 배우고 누군가의 다른 행동 패턴을 보며 자극받게 된다. 그 자극을 통해 성숙하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의 사랑만은 3:1이 아니라, 4:0 즉, 하나가 되어야 한다.
부모는 자녀를 통해 자녀는 부모를 통해 아내는 남편을 위해 남편은 아내를 위해 더 사랑해야 한다. 이래야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