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창균 Aug 21. 2022

영화Her 로 본 대화의 필요성

새로운 커뮤니티


 

그녀와 대화가 필요해 <영화 Her>

영화 ‘Her’ 라고 아시나요? 미래의 인간과 인공지능의 로맨스 영화인데요. 남자 주인공 호아킨피닉스의 열연과 인공지능 목소리의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적인 보이스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미래 사회에서 만남, 사랑이 서툰 남자 주인공(호아킨피닉스)이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스칼렛요한슨)와 대화를 통해서 차원을 초월한 사랑을 꿈꾸는 내용인데요. 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 미래에는 저런 방식으로 ‘대화’ 를 할 수도 있겠다. 꼭 사람이 아니어도 나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고 애정을 주면서 언제든지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운영체제가 있다면 굳이 사람을 찾아서 만나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겠는데? 라고요. 애플의 Siri 가 고도화 되면 어쩌면 먼 훗날에는 핸드폰을 붙들고 영화 Her 처럼 길거리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근데 이 영화에서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은 대화를 통해 사랑을 나눈다’ 입니다. 보통의 연애 혹은 만남은 먼저 물리적인 ‘만남’ 후에 자기소개 등의 ‘대화’ 가 이뤄집니다. 두 눈으로 상대를 소위 스캔 한 뒤, 나의 스타일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와 같은 평가를 ‘직감적’으로 하고 그에 걸맞은 대화가 따라오게 됩니다. 마음에 든다면 조금 더 나를 포장한 대화 기법이 발현되고, 친구로 지내야겠다면 스스럼없는 단어나 문장이 오고 가겠죠. 하지만 영화 Her에서는 오로지 대화로 상대와 교감을 나누고 심지어 사랑도 나눕니다. 목소리만 듣고 대화 내용을 통해 상대에 대한 상상과 로맨스를 꿈꾸는 것이죠. 과거 486컴퓨터시대 DOS 시스템에서 일면일식도 없는 사람과 채팅으로 교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 수 없는데요. 당시에도 채팅 아이디와 대화 내용만으로 사랑에 빠진 분들이 여럿 있다고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과거나, 현재나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 로 살아있음을 느끼는게 아닐까요?”

@hyundaihwarang


대화의 장 ‘빨래터’

국민화가라고 불리는 박수근 작가님의 대표작으로 ‘빨래터’ 가 있습니다. 경매가 45억에 달하는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데요.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빨래터’ 라는 공간이 과거 사람들이 모이는 ‘대화의 장’ 이 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빨래라는 일상의 필수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 냇가, 강가라는 열린 공간에 아낙네들이 모이고 자연스럽게 소소한 대화를 공유하는 장소인 것이죠. 때론 저녁식사 메뉴를 걱정하거나 남편 뒷담화를 할 수도 있겠죠. 빨래라는 노동에 일상의 대화가 더해져 즐거운 활동이 됩니다. 이때 즐거운 활동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점은 2가지입니다. 먼저 첫번째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것. 두번째는 ‘일상의 필수적인 노동 활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코인세탁소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동네마다 코인세탁소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코인세탁소는 한정된 공간안에 여러대의 세탁기기가 들어서 있습니다. 소비자는 세탁물을 일정 금액을 넣고 기계를 운전 시킵니다. 보통 30분~1시간, 세탁물의 양에 따라서 그 시간은 더 증가하기도 합니다. 그럼 소비자는 그 시간동안 코인세탁소 실내 안에서 기다릴 수도 있고 근처의 다른 볼일을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두번째의 ‘일상의 필수적인 노동 활동’ 에서 ‘노동’ 의 부분이 빠져있습니다. 만약 소비자가 세탁물을 돌리면서 공통의 어떤 활동을 한다면 그 시간동안 따분해서라도 옆의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서 빨래를 직접 두손으로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거의 빨래터 = 현재의 코인세탁소 가 같은 목적을 가진 공간이라는 가정하에 왜 과거에는 많은 아낙네들이 그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의 작품까지 된 반면, 코인세탁소에서 빨래하는 사람들을 미술 작품으로 하는 경우는 없는걸까요.


@트레바리

돈을 지불하는 커뮤니티의 탄생

최근에는 독서모임 ‘트레바리’, 소셜살롱 ‘문토’, 아웃도어 커뮤니티 ‘프립’ 등 수많은 형태의 ‘커뮤니티’ 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과 나누는 대화 및 활동에 대한 니즈가 존재한다는 거겠죠. 이런 다양한 커뮤니티의 공통점은 ‘돈을 지불하는 만남’ 이라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 형태가 드문 게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이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만약 과거의 빨래터 아낙네들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하면 어불성설이겠죠. 

생각해보면 현대인은 새로운 사람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점심에 동료들 과의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저녁은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납니다. 종종 있는 야근 덕에 친구들도 매일 만나기도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런 친구들을 주말에 한 번씩 만나면 한달이 지나버립니다. 즉, 빠듯한 일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헬스장을 등록하는 것처럼 노력과 비용 지불이 필요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길 원하고 감정을 교류하길 원합니다. 그 매체가 독서가 되었든 공감할 수 있는 취미가 되었듯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생각을 하는 행위가 사람들로 하여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또 다른 수단이 되었습니다.


커뮤니티의 본질은 공간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는 온라인 상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예로 2021년에 유행한 ‘클럽하우스’ 라는 앱(App)은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대화만으로도 사람들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줌(Zoom) 등의 앱(App)을 이용해 화상회의나 랜선 술자리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결국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니즈는 되돌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빨래터에서 모였던 두가지 본질은 조금씩 변모하면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길 원하기 때문이죠. 시대가 변하고 발전하면서 삶의 질은 더 높게 평준화되었고 의식주 이외의 또 다른 가치에 사람들은 목적을 갖고 활동을 영위하기 시작했습니다.

빨래터가 가진 두가지 특징 중 하나인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은 취향과 취미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일상의 필수적인 노동활동’ 은 상향화 된 삶의 질로 인해 일상 이외의 가치 추구를 위한 활동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웨스앤더슨 커뮤니티

AWA라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AWA는 Accidentally Wes Anderson 의 약자로 영화감독 웨스앤더슨(Wes Anderson)의 영화 속 분위기가 유사한 사진을 공유합니다. 물론, 실제 영화감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마치 유명 연예인의 팬클럽과 같은 형태인 것이죠.

뉴욕 브루클린의 한 커플이 그의 영화 속 분위기와 유사한 건물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시작된 AWA 는 어떤 모임도, 대화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은 본인들을 커뮤니티(Community)라 칭합니다.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걸까요?

AWA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직접 찍은 웨스앤더슨 스타일의 사진을 함께 공유합니다. 강렬한 색감과 정교한 대칭이 특징인 그의 감성을 따르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AWA 에 자신들이 찍은 사진과 그에 따른 스토리를 함께 공유합니다. 그렇게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웨스앤더슨 스타일의 사진이 재생산됩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일관적이면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웨스앤더슨 스타일의 사진에 열광하고 팬덤은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감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AWA는 감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입니다. 통상 생각하는 커뮤니티, 살롱은 사람들이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교환합니다. 여기서의 전제는 만남과 대화입니다. 하지만 AWA 는 SNS 계정이 있고 웹사이트가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업로드 합니다. 그리고 AWA 의 계정과 웹사이트에 사진이 업로드 되면 사람들은 멤버로서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만남과 대화 대신 사진의 감각을 공유함으로써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죠. 바로 감각의 커뮤니티입니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사업성과도 연결 지었습니다.

우선 AWA에 업로드 된 사진으로 엽서나 포스터를 제작합니다. 웨스앤더슨 스타일 특유의 감각적인 색감은 비주얼 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기도 하고 가격도 $50~$75 로 합리적이라 집안의 소품이나 소소한 선물로도 인기가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컬렉션을 모아 책도 출판했습니다. 그 외에도 어페럴, 굿즈 등으로 상품군의 다양성도 충족시켰습니다. 

AWA 는 2021-11-27 ~ 2022-06-06 기간 동안 성수동 그라운드시소에서 전시를 진행합니다. 국내 의 전시를 기획하는 기업에서 AWA의 컨텐츠의 가능성을 보고 오프라인 전시를 기획한 것이죠. 같은 업체가 서촌의 그라운드시소에서 30만, 19만명의 관람객을 모집했다는 내용을 참고 했을 때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은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티겟당 가격 15,000원을 감안하면 총 티켓 매출 30억원 정도가 기대되며 월매출로는 5억 정도가 됩니다. 성수동 그라운드시소가 300평 정도 되니 평당 매출이 160만원대로 일반적인 잘나가는 F&B 브랜드 평균정도 되는 매출 수준입니다. 단, 성수동 그라운드시소는 지하1층인점이 큰 차이겠죠. 추가적으론 역세권이 아닌 곳까지 유동인구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점도 크고요. 상업시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이 없는 지하의 넓은 면적을 신선한 컨텐츠로 재탄생 시키고 다른 시설에도 유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집객시설로써의 기능도 장착하는 것이죠.


@AWA instagram


커뮤니티의 브랜드화

AWA가 감각의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제품 판매 및 오프라인 전시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면, 또 다른 커뮤니티의 시작은 ‘Peaches’ 가 있습니다. 피치스(Peaches)는 사실 커뮤니티라기 보다 코어 컬쳐 문화(Core Culture)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 입니다. 하지만 AWA의 코어컬쳐가 웨스앤더슨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고 보았을 때 피치스의 코어컬쳐는 자동차인것이죠. 슈프림(Supreme)이 스케이트 보드 문화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가져갔다면 피치스는 자동차 튜닝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가져가면서 이를 추종하는 팬덤을 모으기에 이릅니다. 첫 시작이 커뮤니티인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문화를 ‘브랜드화’ 하여 이목을 집중시켰고 브랜드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팬덤으로 끌어모아 ‘커뮤니티화’ 한 곳이 피치스인것입니다. 어찌보면 강력한 커뮤니티가 브랜드가 되고 문화를 만들어 팬덤을 모으는게 아닐까요? 


@AWA peaches


주거의 커뮤니티

2019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사람 2명중 1명은 아파트에 산다고 합니다.(통계청) 그만큼 아파트 거주 비율이 단연 높은걸 알 수 있는데요.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아파트를 주거 혹은 부동산 투자 자산으로도 한 번쯤 갖고 싶다는 생각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높은 수요덕에 아파트 커뮤니티도 단순 운동시설 이외에 작은 도서관이나 취미 및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센터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사례는 신축 아파트에 한해서겠지만요. 

그렇다면 2명중 1명은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의 형태의 주거를 이용하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 중에서 다세대주택의 경우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해보면 어떨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아파트의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하나의 단지이기 때문에 단지 공간의 관리 차원 및 내부 공간 이용에 따른 관리비 부과 와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관리비를 지급하는 대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면 그만큼 아파트 시설에 대한 기대 및 로열티가 올라가니 아파트 가치 평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죠.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는 살기에도 물론 좋지만 팔기에도 좋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다세대주택은 어떤 형태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할 수 있을까요?

이점은 공유주거와의 접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공유주거의 경우 도심내 교통이 원활한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땅값이 비싸고 그만큼 높은 효율로 주거 환경을 마련해야 됩니다. 따라서 개인이 사용하는 공간은 1~1.5룸으로 작게 가져가고 대신 공용 공간을 넓게 가져가고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해서 개인 공간에서 누리지 못하는 부족한 만족감을 공용부에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위치에 공용 공간을 다세대주택에서는 보유할 수 있을까요? 특정 층을 개방하면 그만큼 분양 수익이 떨어지니 건축주로서는 그런 위험을 가져갈 이유가 없죠. 아파트는 넓은 대지 면적을 점유할 수 있고 일부 대지에 공용 시설을 배치해도 세대수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다세대주택의 브랜딩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술의 혼이 가득한 다세대주택

다세대주택의 옥상 활용 방안으로 텃밭 조성과 같은 방법은 여러 곳에서 시도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 또한 빨래터로 대입해 보았을 때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것과 일상의 필수적인 ‘식(食)’을 충족시키는 요소에 해당되겠죠. 저는 다세대주택에도 이런 공유공간 혹은 커뮤니티 시설로 브랜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세대주택을 사는 사람들도 집을 찾을 때 금액, 면적, 위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것입니다. 근데 만약에 그런 다세대주택의 컨셉이 ‘Art’라면 어떨까요?

다세대주택의 이름을 00빌라, 00빌이 아니라 Art Village, Art villa 로 해보는거죠. 당연히 일반 다세대주택 보다는 외관이나 시설을 감각적으로 시공해야겠죠? 하지만 그 외에도 실제 거주자들이 참여할 수 있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능적 Art 요소를 첨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rt Villa 내 특정 벽면을 거주자가 직접 꾸밀 수 있는 Art Canvas 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래피티나 핸드페인팅 등 본인들의 특색에 맞게 작품 활동을 시연하고 3달의 시간 동안 전시를 하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SNS 등을 통해 홍보를 주선해주고 추후의 유사한 다세대주택이 생길때 실제 아트디렉터로서 참여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옥상에 텃밭이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면 어떨까요? 제가 예술업계에 한 획을 그은 혹은 긋고 싶어하는 인물이라면 이런 주거를 만들고 상층부에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어서 거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기적 세션을 개최합니다. 매월, 분기별로 주제를 정하고 토론 세션을 갖습니다. 자유롭게 토론을 나누면서 각각의 예술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콜라보를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봅니다. 제가 영향력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의 무대 혹은 작품 전시 등을 연계해 줄수도 있겠죠. 더군다나 주거 시설에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오브제 혹은 그래피티로 활용하고 있으니 관계자분들에게 어필하기도 좋지 않을까요?



또 다른 커뮤니티 AEC

이번에는 좀 더 세련되고 트렌디한 방법의 대화이자 커뮤니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앞서 AWA 를 언급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라고 말씀드렸죠? 모임이나 대화가 없지만 누구보다 끈끈한 관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 시대를 대변하는 커뮤니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래서 AEC ‘Accidentally Eames Chair’ 라고 지어 봤습니다. 

AWA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은 받은 이유를 분석해보면 첫번째 웨스엔더슨이라는 아이코닉한 주제의 형성. 두번째 비주얼적으로 훌륭한 결과물. 세번째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매체. 정도로 나뉩니다. 그렇다면 이런 요소를 지닌 컨텐츠는 무엇이 있을까부터 시작해보는 것이죠. 거꾸로 올라가보면 첫번째, 사진을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어야하고 두번째 그 결과물이 인스타그래머블한 즉, 사진으로써 이미지가 좋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명한 아이코닉한 존재. 그래서 저는 빈티지 가구를 떠올렸습니다. 빈티지 가구는 우선 사진찍기에 이쁘죠. 그리고 어느 쇼룸에 가서도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Eames Chair 처럼 혹은 프리츠한센이어도 되고요. 유명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져오게 되면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모을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나 누군가 시도하게 되신다면 저에게 귀뜸 정도만 해주시면 응원하겠습니다.)


@ Instagram eames chair search



마치며…

2000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일과 관련된게 아니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정말 일이 되버린걸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난다는 건 두 세계가 만나는 것만큼 대단한 일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만남이 순수성이 아닌 목정성을 갖게 됨으로써 인간 본연의 순수한 감정을 온전히 교류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모든 사람과 감정 교류를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만남이 목적 있는 만남이 되버린것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돈을 지불하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현사회가 조금은 냉혹하고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도시의 소박한 장치적 요소로써 혹은 컨텐츠적인 요소로써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졌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는건 항상 신비롭고 새롭기 때문이죠. 언젠가는 일상에서도 손쉽게 다른 사람의 세계를 만날 순간을 기대해봅니다.

이전 08화 건물 옥상으로 출퇴근하는 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