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오셔닉스(Oceanix)로 시작된 해양도시, 플로팅아일랜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세빛섬이란 예시를 통해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예시들을 살펴보면서 빠른 미래엔 어떤 해상도시, 플로팅아일랜드를 만들어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써 내려가보겠습니다.
세빛섬의 경우 체인계류방식으로 강의 바닥과 구조물 하부체가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물에 떠있다는 구조적 원리로 인해 ‘선박법’ 에 의해 등기가 등록되는 ‘선박’ 으로 인식된다고 얘기 드렸습니다. 하지만 모든 플로팅아일랜드가 선박으로 인식되는 건 아닌데요. 그 중 하나의 예가 바로 서울 마리나센터입니다.
건축물로 인정된 서울마리나센터
서울마리나센터의 경우 2009년 ㈜서울마리나에서 270억을 투자해 설립한 요트센터로 2011년부터 2031년까지 운영 후 기부 채납하는 BOT(Built-Operate-Transfer)방식으로 계약이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매로 감정가 64억 대비 약 54% 수준인 35억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도심내 위치한 플로팅아일랜드의 경우 아무래도 한강의 조망권이나 도심의 주요 시설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크므로 서울시와의 개발은 민간 자본으로 유치를 하되, 특정 기간 동안 운영 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서울마리나센터와 세빛섬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선박으로 인식되냐 건축으로 인식되냐인데요. 서울마리나는 건축물, 세빛섬은 선박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서울마리나센터는 체인계류방식이 아닌 말뚝계류방식으로 구조체를 강 바닥과 고정시켰습니다. 말뚝계류방식은 강 바닥과 구조체를 말뚝으로 고정시켜서 상-하로 높이 조절이 가능한 플로팅아일랜드입니다. 따라서 강의 수위에 맞춰 유동성 있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강과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되어 ‘건축법’에 의해 건물로써 등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직으로는 이동이 가능하지만 수평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축물로 인지되었다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서울시에 위치한 세빛섬, 서울마리나센터를 살펴보면 모두 현시점의 지분은 민간회사에서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서울시로 귀속되는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주어진 시간동안 투입되는 투자금 대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마산의 인공섬
국내에서 개발이 필요한 인공섬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마산 인공섬은 2003년부터 해양수산부와 창원시가 함께 추진한 마산항 개발사업입니다. 마산가포신항을 건설하면서 나온 준설토에 환경오염 문제 등이 제기되자 그 위를 인공섬으로 조성하는 방안으로 마련된 곳입니다.
일명 ‘마산 인공섬’은 64만2167m2 의 규모로 축구장 90개 면적에 달합니다. 국내에서는 가장 큰 인공섬이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물 위에 떠있는 플로팅아일랜드 방식은 아니지만 인공섬의 규모면에서는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약 20년가량 사업의 진척이 되지 않았고 4차례 공모도 무산된 이력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수익률을 생각하는 시행사의 의견과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공간을 제공하고 싶은 창원시의 의견이 잘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22년 5월경 ‘마산 인공섬’ 은 유채꽃, 청보리밭을 조성해 방문객들의 출입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총 면적 중에서 민간개발 32%, 공공개발 68% 로 사업이 진행중에 있으며 해양 도시의 하부 공정률은 85%를 넘어섰습니다. 이곳에는 현대미술관, 호텔, 생활형 숙박, 문화관광복합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또한 ‘창원형 디지털밸리’라는 업무 복합공간 또한 조성 계획에 있습니다.
물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의 최근 공사 붕괴 논란도 존재하고 대규모 주거시설 (약3,000세대) 건립은 기존 구도심과의 문제도 존재할 수 있다는 많은 문젯거리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후속 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창원시의 입장은 공동주택 세대수도 1000세대 미만이라고 전달하고 있고 우협 대상자와도 구체적 실시협약안이 나오면 공개하겠다는 의견입니다.
전례 없던 대규모의 사업이기도 하고 하나의 도시의 운명의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과 우려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이 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덜란드의 수상가옥_Schoonschip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는 수상가옥 46채가 모인 Schoonship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운하 위에 건설한 수상 마을로 Space&Matter 라는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조성한 곳입니다. ‘Schoonship’은 네덜란드어로 ‘깨끗한 배’ 라는 뜻으로 일상 생활에 쓰이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만든 마을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선 가스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운하의 물로부터 열을 얻어내는 히트펌프를 사용하고 태양광 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해냅니다. 그리고 각 주택이 보유하고 있는 배터리로 에너지를 저장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또한 별도 하천 시스템으로 사용한 물을 다시 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을 할 예정이기도 하며 전기차, 전기자전거 등도 함께 공유하는 시스템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사고의 방향성이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지속가능에 대해 고민하고 삶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생각하며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과 함께 지구를 아끼고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Schoonschip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고 효율적 에너지 시스템내에서 나름 절약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도 비건, ESG 등 일상의 여러 부분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한 차원 더 빠른 사고로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도시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도 했습니다.
서울에 인공섬을 만든다면?
여러 사례를 살펴보니 현재 국내에선 특히, 서울에선 플로팅아일랜드를 상업시설 즉, 특정 목적이 있는 시설로서 바라보고 사업성도 인정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빛섬과 마리나센터 모두 이에 해당되죠. 하지만 무엇보다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해수면 상승 이전에 ‘주거문제’ 일 것입니다. 도심 집중화는 가속화되고 있고 그에 반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은 점점 부족해지며, 아파트 주택 가격은 평범한 시민이라면 도달할 수 없을 만큼 높이 솟아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플로팅아일랜드에 주거시설의 색을 일부 입히면 어떨까요?
물론 자연녹지 보존구역으로 둘러 쌓여있는 한강의 어떤 위치를 개발할 것인지 타당한 근거가 우우선적으로 중요할 것 같고요. 그로인한 인허가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부산시가 새롭게 시도하는 오셔닉스라는 플로팅아일랜드처럼 분명 서울내 혹은 수도권의 경우 드넓은 한강변의 일부를 활용한 플로팅아일랜드 사업이 먼 미래에는 시도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행주산성 인근에 플로팅아일랜드를 만들면 어떨까요?
‘행주나루터’ 라고 아시나요? 행주나루터는 행주산성 인근에 위치한 나루터입니다. 현재는 음식점 행주가든 주차장 입구에 그 표석이 있는데요.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오래된 민물포구라고 합니다. 역사성이 있는 나루터를 보존하면서 작은 규모의 세대수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시설을 만드는 것입니다. 명칭은 ‘행주 Village’ 정도 되지 않을까요?
인근에 대중교통이 어려운 점이 존재하지만 강변과 마주하고 있는 나루터의 도로가 있고 인근에 행주산성문화거리가 있으니 주거시설에 필요한 상업시설도 자연스럽게 일부 받쳐줄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사용성이 떨어지는 수상택시를 수상버스 등으로 변형해 해당 주거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여의도, 강남 등으로 출퇴근이 용이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빠른 미래에 한강에서 새로운 플로팅아일랜드를 볼 수 있을 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