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문득 집이 좁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작은 방 하나, 옷장, 아기 침대, 쌓인 장난감들.
그리고 그 사이를 조심조심 피해 다니는 어른 둘.
그런데도 이상하게,
어떤 날은 이 좁은 공간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진다.
밤새 아이가 울고, 이불을 걷어차고, 누군가는 안방에서 등을 돌리고 자고…
그 모든 어수선함이, 나에게 ‘살아 있다는 감각’으로 돌아온다.
출근 준비를 하며 문득 창밖을 보았다.
햇살은 찬란한데, 내 마음은 묘하게 느려져 있었다.
오늘 아침은 아무도 말 걸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었고,
그저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싶은 날이었다.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서려다 다시 집 안을 돌아봤다.
작은 방. 바닥에 떨어진 기저귀 한 장,
어젯밤에 아이가 물고 있던 인형,
책상 위에 반쯤 마른 커피잔.
누군가에겐 정리 안 된 공간이겠지만,
지금 내겐 이게 안부처럼 느껴졌다.
“잘 지내고 있었어.” 하고 말하는 것 같은 풍경.
사는 건 늘 정리되지 않은 것들과 함께하는 일이다.
마음도, 방도, 시간도 언제나 살짝 어긋나 있다.
하지만 그 틈새에 스며드는 빛이 있다.
오늘 아침의 빛은, 바로 그 틈을 채워주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그런 마음을 품고,
작은 집을 등지고 바깥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