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수학

포천 만찐두빵 카페

by 노아나

여름방학이 되면 아이들과 어디로든 가려고 한다.

이제 개학을 하루 앞둔 날, 딸이 좋아하는 만찐두빵 카페에 다녀왔다.

포천에 있는 카페였는데 티맵과 네이버지도의 길이 달랐다. 둘 다 켜고 가다가 결국 티맵으로 가게 되었는데 갑자기 톨게이트 비용이 만원이 넘어버렸다.

오는 길에는 네이버지도로만 이용해서 3900원. (티맵, 비싼 곳만 골라가는 티맵. )



워낙 날이 좋아 카페가 더 환해 보였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올라갔다.

카페 마당에 놓인 자갈밭과 잔디밭 위로 보이는 발자국들이 정겹다.



잠시 마루에 앉아 마당을 둘러보았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이었지만 그늘아래 앉으니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곧 가을이 오려나?



작년에 보이지 않았던 지붕 위 동그란 것이 보인다.

태양일까, 달일까?

뭘까?



카페 주변을 둘러보았다.

카드도 되지 않는 주황색 공중전화.

이걸 아이들이 알까?

기영이 얼굴을 당기면(?) 카페 외부로 나갈 수 있다.



화장실은 주차장 옆에 위치하고 있다.

마트가 하나 있는데 그곳 역시 기영이와 기철이등 검정고무신 캐릭터가 반겨준다.




땡구 얼굴을 밀면 카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인테리어 하나하나가 검정고무신을 본 사람들은 다 알 수 있는 캐릭터라 너무 귀여웠다.


작가가 상주하는 카페다.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처음 방문한 이들에게 작가가 그림을 선물한다.

나는 재방이었지만 그래도 가져가세요, 하고 주셨다.

츤데레 작가님.



빵을 먹으며 책을 읽다가 갑자기 아이가 풋, 하고 웃었다.

쥐 캐릭터에 대해 그렸는데, 발암쥐가 정말 발암이다.



검정고무신 발암쥐

쥐돌이 새끼가 고구마 먹고 싶다고 아빠한테 떼써서 구하러 갔다가 아빠쥐가 죽었지만 쥐돌이 새끼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구만만 쳐 먹고 엄마한테도 다음날 떼써서 엄마도 고양이한테 죽는다. 거지형제보다 더 발암이다.


아이들도 처음에 잘못 본 줄 알고 다시 읽어보는 모습이 더 웃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해서 그 발암쥐 이야기를 했다.

( 검정고무신은 지금 소송 중이다. 텔레비전에서 검정고무신을 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까?)





오늘 읽은 책은 권미애 작가의 [관계의 수학]이라는 책이다.

소제목으로 <어느 사랑의 방정식>을 달고 나왔다.

수학이라는 이과적 학문에 문학을 한 스푼 넣은 책.

난 이 산문집이 정말 맘에 들었다.



수학공식이 아주 잠깐씩 소개가 되고 그에 따른 작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수학이라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고 보는 수포자들에게도 쉬이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서로 다른 여러(n) 개의 경우의 수 중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거나 하지 않거나. 인생에서의 선택은 같은 것을 포함한 순열과 같이 어떤 루트로 움직이는 가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된다.
수학은 "그때 최선으로 한 선택이 지금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라는 위로를 건넨다. p23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선택들을 하고 사는가? 그 선택에 대한 뒤의 일도 다 내 것이다.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220(1+2+4+5+10+11+20+22+44+55+110=284)과 284(1+2+4+71+142=220)는 대표적인 우애수이다. 이 수의 근원으로 들어가 보면 아름다운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사랑을 볼 수 있다. 우애수가 전하는 수학의 말은 '아름다움을 창조한 관계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p30


단어마저 아름다운 우애수. 수학이라는 학문에 더 깊이 들어가고픈 마음이 생기는 지점이었다. 왜 이 우애수의 근원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있는지 더 궁금해진다.



6은 완전수이다. (수학에서 완전수는 그 약수 중에서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약수들의 합이 자신과 같은 자연수이다). p38


저자가 결혼하면서 4명의 가족을 이룬다. 여기에 반려거북이 '봄이'와 '꽃샘이'의 등장으로 '6'으로 완전한 가족이 된다.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수의 신비에 빠져들고 있다.


후반부에 가면 다시 완전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름에서 완전함과 완벽함을 느낄 수 있는 완전수.


가장 작은 완전수는 6(1+2+3)이다. 다음으로 28(1+2+4+7+14)이 있다. 스스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약수들의 힘으로 자신을 창조해 내는 완전수가 전하는 수학의 언어는 일상과 내가 이루는 평행, 바로 '균형'이다. p111


균형을 이루는 완전수.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이 균형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 가정을 보면 어느 정도 부부가 평행을 이루고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나누어 열심히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는 완전수의 삶을 살고 있다. 오호.


수학은 위로 볼록한 모양의 이차함수를 통해 '엄마의 사랑'을 전한다. p60


드디어 나왔다. 함수.

쉽게 생각하면 한없이 쉬운, 한번 놓치면 더 이상 붙잡고 싶은 망므이 사라지는 수학.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친구가 예전에 함수를 이용한 그림을 보여준 적 있다.

그냥 그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함수를 내포하고 있었는데 참 아름답게 보였다.

(수학선생님은 이러고 노는 거야? 하고 물어봤다.)

수학에 대해 점점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a * x = 0 은 x값에 따라 참과 거짓이 되는 방정식
0 * x = 0 은 x에 어떤 값을 대입해도 항상 성립하는 항등식
해물칼국수는 = 해물 빠진 국물 칼국수 + 정성과 사랑
p119


모든 일상이 수학과 관계를 맺고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평행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처음에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정확한 정답이 있었기 때문에 좋아했다면 지금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더 좋아지고 있다.


이 책을 내놓은 출판사에 수학과 관련된 책이 더 있다. 사랑의 방정식에 빠진 또 한 명의 사람이 수학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영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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