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대지

부러진 갈대를 꺽지 않고(이사야서 42장 3절)

by 이제월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꺽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 이사야 예언서 42장 2-3절.



‘그’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공통의 표지로서 ‘그’라고 불리지만

이제부터는 이야깃속 모든 모든 상대가 자신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즉, 성서의 모든 목소리는 오직

‘너’, 읽고 있는 나를 향해서 발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하느님이 묻습니다.

너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 억지 부리거나 힘으로 결과를 조정[권력]하려 않으며

네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느냐 — 우회해서 남을 통해 뜻을 이루려고[영향력] 하지 않으냐?

너는 부러진 갈대를 꺽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니? — 설득하지 않고, 설득되지 않고 포기하거나 포기시키지 않니?

그렇다면,

너는 성실한 것이고,

성실함으로 공정을 펴[고 있는 것이]겠구나.


그대는 그대 자신에게 공정한가요?

원하는 대로 살고 있나요?

정말 이게 당신의 뜻인가요?

거리낌 없고, 좋아하는 것 맞나요?


갈대를 꺽지 마세요.

심지를 끄지 마세요.


타오르면 타오르는 그것을 지켜보고

빛을 비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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