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온 뒤 수영은 애들만 열심히 시켰다. 어차피 나는 한국에서 접영 팔 젓기 배우다 그만뒀으니. 어느 날 내 수영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졌다. 전속력을 다하면 자유형 25m를 30초에 갈 수 있는데, 찾아보니 남자기준으로 50m를 40초에 못 끊으면 수영을 제대로 못 배운 거란다. 자세가 잘 못 되어서 속도가 안 나는 거라고.
(업데이트: 수영 열심히 하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수영에 미쳐서 한지 6년째인데 50m 37초 나온단다. 인터넷은 믿을게 못 되나 보다)
그래서 수영을 다시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접영도 마무리 짓고, 플립턴이랑 다이빙하는 것도 배우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여기는 배우는 순서가 달라서 고민하다가 성인반 중에서 제일 초급반인 자유형 레벨 1로 들어갔다.
좀 이상한 건 레벨 1인데도 수강하려면 이미 100미터를 쉬지 않고 헤엄칠 수 있어야 하고 그중 25m는 배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단다. 그래서인지 처음에 몸풀기처럼 레인 돌라고 하니까 대부분 평영을 하시더라.
오늘 첫 강습을 했는데, 신기했던 점.
1. 강사가 물 안으로 안 들어오고 물 밖에서 가르친다는 것
(수심이 깊어서 한국처럼 서서 가르칠 수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개별로 자세 교정하는 것도 없이 그냥 말로 가르치고 땅에서 몸짓으로 보여줌)
2. 수영장 벽차고 출발하는 걸 제일 먼저 가르쳤다는 것
(한국에서 수영의 시작은 무조건 발차기였는데, 출발부터 배우다니 너무 새로웠다. 배영으로 스타트하니까 코에 물 막 들어가서 오랜만에 엄청 코가 매웠다)
3. 자유형을 못 하는 사람이 있어서인지 출발-발차기 다음에 몸을 옆으로 해서 자유형 숨쉬기 같은 자세로 25미터를 가게 시켰다는 것
(내 수영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자세였는데 긴장을 풀면 고개 물속으로 들어가서 물 막 먹는다)
* 이 단체의 특징일 수도 있음 주의
스웨덴어로 하는 수업이라 못 알아듣는 말이 반이었지만, 그냥 눈치로 옆에 사람 따라 하고, 선생님 말할 때 듣기 시험 마냥 최대한 집중해서 들으니 수업은 따라갈만했다. 그리고 원래 수영을 좋아해서인지 손으로 물살을 가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자유로워지는 느낌.
8번 수업에 얼마나 나아질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다시 수영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