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끝이 가까워졌다!
지난 금요일은 꽤나 바쁜 날이었다. 먼저 음악이론시간에 마지막 화음연주를 하는 탓에 미리 연습을 좀 해야 했고 수업도 세 개나 있는 날이었기 때문.
전 주, 마지막 화음연주 과제를 받고 처음부터 계속 함께 화음연주를 했던 카린, 아스트리드는 수요일에 만나 연습을 하기로 했더랬다. 그전에 아래처럼 미리 멜로디에 맞는 화음을 각자 만들어오고 말이다.
실력이 부족하지만 늘 엄청 열심히 했던 카린도 화음을 만들어왔는데 예상외로 앞부분이 괜찮은 거다. 처음에는 피아노 건반에서 도도 못 찾았는데 고작 2 달반만에 아름다운 반주를 만들어내다니 노력의 힘이란!
성실 그 자체인 아스트리드가 감기로 연습과 수업 모두 못 오게 되면서 수요일 연습은 카린과 나 둘이서 하게 되었다. 화음을 만드는 게 참 신기한 게 멜로디에 있는 음은 같은데도 어떤 음이나 분위기를 입히고 싶은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흐름이라는 게 있어서 다른 사람이 만든 것 중에 이 마디에 이 코드가 괜찮은데 하고 그 부분만 가져오면 그 느낌이 안 나고 동동 뜬다. 그래서 각자 만들어온 코드를 합치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차피 아스트리드도 없고 카린과 나 둘 뿐이니 앞부분은 카린이 만든 화음이 예뻐서 그걸 그대로 쓰고 뒷부분은 내가 만든 화음을 가지고 잘 연결해 보았다. 그런데 막상 카린이 만든 화음을 악보에 가입하려고 보니 뭔지 모르겠네? 기존에 배운 기본 화음들을 기준으로 화음을 만든 나와 달리, 카린은 이것저것 쳐보며 예쁜 음을 만들어냈던 것. 그렇게 만드니 듣기는 좋은데 우리가 아는 단순한 화음들이 아니더라. 만약 카린 대신 다른 사람이 피아노연주를 하려면 무언가 보고 할 게 필요한데 이름 모를 코드들로 짜왔으니 난감한 것. 결국은 카린한테 한음한음 쳐보라고 해서 계이름을 다 적었다. 그렇게 적은 걸로 만든 게 바로 아래의 악보.
차분하면서 살짝 쓸쓸함이 묻어나는 단조 화음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완성을 해서 카린과 다 맞춰놨는데 금요일에만 수업을 오는 산트리나가 뒤늦게 메신저로 화음분석한 걸 보내는 게 아닌가.
앞에서 말했 듯 이미 만들어진 다양한 버전의 화음들을 합하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렇다고 하지 말라고 하기도 뭐해서 그럼 일단 두 번 연주하자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 금요일 9시. 아스트리드는 여전히 감기 때문에 오지 않았고, 산트리나도 별다른 말 없이 안 와 수요일처럼 카린과 나뿐이었다. 카린이 피아노를 치기로 했던 탓에 내가 플루트로 멜로디를 불면서 몇 번 맞춰봤다. 이미 합의했던 거라 조금 연습하니 금세 능숙해졌고 시간이 남은 우리는 화음이 뭔지를 찾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엄청 어려운 것. 카린은 왼손으로 치는 음은 생각하지 않고 오른손만 가지고 화음을 적어놨는데 사실 그 모든 게 합해서 화음을 분석해야 한다. 세 번째 마디 두 번째 화음의 경우 시 솔 라 미인데 이 화음은 당최 뭔지 몰라 결국 수업에 가서 물어보니 선생님도 갸우뚱하더니 7 sus4 같은 어려운 코드를 말씀하시더라.
아무튼 이름은 모르지만 완벽한 준비가 끝난 우리 둘 사이에 산트리나가 끼어들었다. 점심을 먹고 한번 맞춰보자고 연습실에 갔는데, 이건 웬걸. 같은 멜로디인데 화음이 바뀌었다고 연주를 못 하겠는 거다. 카린과 내가 만든 화음은 멜로디 아래서 잔잔히 깔아준다고 하면, 산트리나가 만든 화음은 멜로디와 부딪쳐서 서로 싸우고 가는 느낌. 너무 부딪히는 음들을 바꾸고 싶은데 산트리나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나 보다. 마지막 화음도 완전종지라고 부르는 “5도-1도”진행 대신 자기가 만든 코드 진행을 고집하고..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말로 해도 설득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이라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놔뒀는데.. 혹시라도 다음에 같은 수업을 듣게 된다면 같이 팀 하는 건 피하고 싶다.
11월 중순 밖에 안 되었지만 초반에 시작했던 수업들은 벌써 끝을 바라보고 있다. 흰머리지만 에너지 넘치는 에릭이 가르치는 청음과 음악이론 수업도 이번이 마지막.
먼저 청음시간에는 숙제 검사를 했다. 좀 더 어려워진 슬러가 있는 리듬 연습과 음정연습이었다.
거의 40분 숙제를 다 같이 연습하고는 시험 어떻게 볼지 설명해 줬다. 다음과 같이 총 세 부분으로 되어있는데 신기하게도 올려준 파일과 완전히 똑같이 나온단다. 즉, 파일을 보고 연습해서 시험시간에 그대로 시연하는 것.
결국은 악보를 보고 맞는 음정을 부르고, 1,4,5도 화음을 피아노로 칠 수 있고 까다로운 리듬을 치는 걸 평가함으로써 몸으로 익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음악이 음학이 아니기에 이렇게 몸에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제 1: 멜로디
음정 연습 6 - 립 필링 (계속).pdf
과제 2: 화성
다장조와 사장조에서 완전한 종지(full capence)의 세 가지 전위를 유연하게 연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음표에는 다장조로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사장조를 연주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조율해야 합니다.
완전한 종지(full capence)를 연주합니다.
FG1030 2.pdf
과제 3: 리듬
박자표 박수를 치면서 예시를 유연하게 따라 하세요. 각 예시는 두 줄입니다.
리듬 살펴보기.pdf
그리고 두 번째 수업은 리듬연습이었다. 기존에 배웠던 것들에 조금씩 더하며 지난 중에 학생들끼리 연습한 것도 확인했다. 이번에 새로 배운 건 2/4박자 3/4박자 4/4박자 지휘 방법.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다 배운 거지만 여긴 아닌지 해본 적 있느냐로 추정되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더라. 그리고 전 시간에 잠깐 했던 화음을 더 배웠다. 만국 공통인 멜로디나 리듬과 달리 화음음 문화권마다 크게 차이가 있단다. 그래서 화음의 구성이나 느낌 같은 건 학습으로 익혀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래서 1도, 4도, 5도 화음에 맞춰 자신이 생각하는 각 화음에 맞는 동작을 해보기도 하고 느낌을 설명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를 들면 1도(도미솔) 기본, 안정 같은 느낌이라면 5도(솔시레)는 정상이나 꽃 피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식.
그 외에는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래에 맞춰 걷고 손뼉을 치며 박자를 익히고, 손동작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한 줄짜리 실로폰을 두드리며 박자 연습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음악이론 수업. 수업 직전까지 연습을 한 탓에 악기를 책상 위에 올려놨는데, 그걸 보더니 우리부터 시작하란다. 바로 전에 연습한 것처럼 카린이 피아노를 치며 내가 플루트를 불고 끝나자마자 산트리나가 피아노에 앉아 산트리나 버전의 화음을 치고 내가 플루트를 불었다. 내가 듣기에는 처음이 훨씬 나은데, 그녀도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고 나서 다른 팀들도 준비해 온 걸 보여주는데.. 흠, 제대로 연습해 온 팀이 거의 없는 느낌. 중간에 틀려서 몇 번이고 다시 하고 아주 엉망진창이었다.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었고 숙제일 뿐 평가에 따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런 걸까..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모든 연주가 끝나자 마찬가지로 시험에 대해 알려줬다. 음악이론 수업인 만큼 이제까지 배웠던 모든 내용을 담은 문제를 푸는 것. 이제까지 숙제로 풀었던 모든 연습 문제의 최종판을 올려주고 이것과 비슷하지만 더 짧게 나온단다.
시험은 필기시험이며 1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다음 섹션이 시험에 포함됩니다.
음표 이름
음표와 쉼표 값
박자표
장음계
1, 2, 3음정
순단조, 화성단조, 선율단조
화음 분석 (참고: 장조 온음계 코드)
함수 분석 및 스텝 지정 (참고: 장조 온음계 코드)
준비를 위해, 본문을 읽고 이 과정에서 이미 다루었던 연습 문제를 다시 풀어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는 모든 연습 문제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개요는 5페이지 분량이며, 시험은 3페이지 분량입니다.
이렇게 에릭과의 마지막 수업도 끝났고 이제 시험공부만이 남았다.
드디어 밀린 글쓰기를 마쳤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니 점점 더 쓰기 싫어져서 부담이었는데 이제 다 털어버린 것. 내일이면 또다시 수요일이라 수업이 있는데 이제 수업받고 바로바로 써야지.
그리고 해야 할 일들.
앙상블 악보 그리기, 스터디테크닉에서 시킨 포트폴리오 작성(수업에서 뭐 배웠는지, 새로운 거, 쉬운 거 어려운 거, 극복방안 쓰는 것) 및 분석, 음악이론 연습문제 풀기, 청음 시험문제 연습.. 많다 많아.
일단 제일 급한 앙상블 악보 그리기부터 시작해 봐야겠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