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의 좋은 친구가 있는가 말하기 전에

린다 시리즈 나는 좋은 친구인지

by 스타벅스

한 동네에서 몇십 년을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다. 그녀는 서글서글한 성격에 경쾌한 목소리로 인사성 밝은 쾌활한 의사이다. 옷차림이 허술한 초등학생이 혼자 왔다. 그녀는 아이에게 더 살갑게 물어보고 치료한다. 치료가 끝난 후 잘 가란 말도 유쾌하게 한다.


얼마 전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네팔에서 봉사활동 사진을 보았다. 자신의 능력을 꽃보다 아름답게 쓰고 있는 그녀를 보면 따뜻함이 느껴진다. ‘내년에도 또 올게. 그동안 이 잘 닦고 있어.’라는 글도 있다. 수줍게 웃고 있는 아이들과 찍은 사진 속 그녀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를 짓는다. 따뜻한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를 웃게 만드는 만국 공통어이다.


예약을 해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지인의 병원에서는 예약한 시간을 넘어 치료를 받아도 불평하지 않는다. 익숙해 보인다. 치과에 가서 진찰을 받을 때면 치료비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솔직히 제대로 지불하는 것인지 내가 더 많은 돈을 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한다. 하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언제나 적절한 치료비로 최선을 다해주는 곳이라 생각된다. 갈 때마다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꽉 차 있다. 치과 치료는 무섭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그녀다.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치료하는 모습에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 진국이라고.’ 그녀는 진심 진국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물론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마음을 터놓을 수는 없다. 나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진실한 마음이 오갔으면 한다. 일방적 마음이 아니라 서로가 통하는 따뜻한 마음이다. 아주 오래전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있었다. 내가 이사 가는 날 아침 새벽 6시 30분쯤 벨이 울렸다. 문을 여니 냄비 초차 뜨거운 맛있는 미역국을 건네며 “이사하는데 정신없을 텐데 먹고 가”라며 말하는 따뜻한 마음을 잊지 못한다. 이사 후에도 좋은 일 힘든 일에도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며 20여 년을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는 수두룩하다.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마음 터놓을 친구가 몇 명인지 세어 본 적도 있을 것이다. 저장된 번호는 한눈에 보기에도 벅차게 적혀 있지만 마음이 오고 갈 번호는 몇 개나 있는지. 그러고 보니 나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나의 생각이지 상대의 마음을 확인한 것도 아니다.


좋은 친구가 있는가를 말하기 전에 나는 좋은 친구인지를 먼저 생각하라 했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라는 얘기다. 정말 따뜻한 마음이었는지 부족하거나 겉치레만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라는 말일 것이다. 진실한 마음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마음은 수돗물을 틀면 나오는 물처럼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일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나의 마음뿐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주었을 때 서로가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살아가는데 따뜻한 마음이 짝사랑이면 힘들다. 짝사랑은 대부분 아쉬움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통한다는 말을 한다. 따뜻한 마음은 주는 사람 못지않게 받는 사람도 잘 받아야 한다. 누군가가 주는 따뜻한 마음을 잘 받지 못하고 놓친 것은 없었는지 아니면 받아놓고도 잊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한다. 따뜻한 마음은 주고받아야 더 따뜻해지며 그 속에서 삶의 긍정을 느낀다.


손을 잡았을 때 온기를 느끼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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