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시리즈 장점과 단점이 결정될 때
사람들은 누가 누구와 친하게 지내. 이렇게 말거나 스스로 말한다.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그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장점이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단점을 내가 받아들여도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끔은 집 정리를 한다고 이것저것 꺼내 버리고 닦고 공간을 만들어 낸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이런 것도 있었네' 라며 혼자 중얼거린다. 잊고 있던 물건을 보며 버릴까 말까 잠시 고민도 한다. 정리를 하면서도 버릴 것과 다시 쟁여둘 것을 구분한다.
정리는 집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간혹 자신의 주위사람들을 정리했다거나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언제 이렇게 할까. 친하다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감이 느껴져 더 이상 관계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고 느낄 때이다. 시간 낭비라 생각되는 만남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그렇다. 법정 스님의 인연에 관한 말은 고개를 백번 끄덕이게 한다. 인연을 구분해서 맺으라 하며, 옷깃 스치는 인연까지 잡는 것은 소모되는 시간이고, 어설픈 인연이 삶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 때 주위를 정리하라 했다. 어느 날 나의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거나 불편해지면 말끔하게 치우듯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보다 불편하고 힘들 다고 생각되면 정리를 하려 한다.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학창 시절 화장실을 같이 간다거나 쇼핑을 같이 한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상대의 단점을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타인의 단점을 다름이라 받아들일 때 관계가 유지되고 때로는 친밀한 관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누군가와 오래 동안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서로의 결점이 불편하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과의 관계는 단점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