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하이 SG Nov 10. 2022

국제 연애, 한 달에 한 번의 만남 그리고 헤어짐

상하이 여자 vs. 한국 남자 - 아내의 관점 4

의도와는 멀게 자꾸 글이 길어지네 ~ 


난 남편 흉을 좀 보려고 글쓰기 시작한 건데 쓸데없는 연애 이야기가 길어져.

중구난방으로 쓰는 남편과 달리 난 짜임새 쓰려고 순차적으로 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첫 만남과 연애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어 ~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어. 짜증낼만 한 연애 이야기는 곧 끝나가니 말이야 ~ 한두 번만 더 참아줘.




하여간 사귀기로 했고, 항저우 3번의 소원 이야기도 했고, 그러고 나선 뭐 ~ 이제 본격 연애 이야기지.


난 사실 굉장히 이성적이고 냉혈한이야 ~ (증거는 나중에...)

그런데 누군가 매달 비행기를 타고 나를 보러 온다고 생각해봐. 감동 안 할 수 있나 ~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게다가 그리 넉넉해 보이지도 않은 친구가 말이야. 자기 한 달 용돈이 넘는 돈을 모두 항공료에 써버리는 거지. 


8개월간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끝나고 이젠 그가 공식적인 출장으로 상하이에 올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안했나 봐. 냉혈한인 내가 그가 한국으로 복귀하기 며칠 전, 공항 마중하고 집에 가는 길에 몸을 떨면서 울기도 하고 그리고 공항에서 그 앞에서 훌쩍하기도 하고 말이야 ~ 

정말 불안했어. 내가 갈 순 없고(참 그때 여권도 없었네~) 그가 안 오면 우리 관계는 끝일 테니 말이야. 그때 항저우에서 택시 기사가 말한 대로 그 사람은 한국에 따로 여자 친구가 있고, 나는 중국에 있는 동안 잠깐 사귀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도 솔직하게 있었던 것 같아. 아무리 믿는다 해도 또한 밖에서 만난 게 아니라 그나마 회사에서 만나서 기본적인 신뢰는 있었다고 해도 그래도 안지 불과 6개월도 안되었으니 말이야. 


그러다 그가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중국에 오게 되었지. 한국으로 복귀한 다음 달 어느 금요일 회사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공항으로 가서 저녁 항공편으로 상하이로 들어왔어. 토요일 일요일 포함해서 2박 3일로 말이야. 감동이었지. 영화에서만 보던 나를 보러 누군가 비행기 타고 와준다고 생각하니 말이야. 나도 그와 오래 있으려고 3일간 친구와 여행 간 것으로 했어. 그렇게 상하이 여기저기 함께 돌아다니고 사진 찍고 맛집 찾아다니며 밥 먹고, 노래방 가고 노래 부르고 산책하고 그렇게 꿈만 같던 2박 3일을 보내고 다시 공항으로 보냈지. 이번엔 공항에 데려다주면서 약속대로 울지 않았어. 4주간 각 나라에서 무엇을 할까? 일정을 잡고 만나서 여행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지.

미션 임파서블에 나왔던 시탕에도 가고, 참 우리가 시탕에 다녀온 다음에 미션 임파서블이 개봉했고, 그러고 나서 보니 참 신기했어. 우리가 다녔던 곳이 시탕 구석구석이 영화에 나오다니... 그리고 상해 야경도 말이야. 난징, 칭다오, 칭다오에서 8시간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갔고, 베이징에서 그는 한국으로 나는 상해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여행도 했어. 

그렇게 한 달에 한번 그가 중국에 왔고, 4주는 스케줄 짜는 재미, 그리고 3~4일 만나고 다시 헤어지고 다시 한 달 후 만나고 헤어지는 그런 생활을 8개월 동안 했던 것 같아.


그의 첫 만남에서만 싸우지 않았고, 그가 상하이로 온 2번째 여행부터는 매번 심하게 싸웠어. 만날수록 그 사람의 나에 대한 마음에 대한 불안은 줄었지만 우리 미래에 대한 불안은 다른 한편으로 커졌던 것 같아. 말이 그렇지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생활습관도 다른 사람 2명이 만나서 함께 살 수 있을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결혼을 하면 어디에 살지? 나는 상하이가 좋고 그는 서울이 좋을 텐데 말이야. 또한 그렇게 다른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함께 살더라도 헤어지지 않고 잘 살 수는 있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고,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좋은 결말이 나기가 참 힘들었던 것 같아. 그러다 보니 그 불안이 나로 하여금 그에게 신경질을 내게 되고, 신경질을 내고 나면 내 나쁜 성격으로 인해 그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다시 걱정이 되고 그런 반복되는 걱정이었어.  


그러던 불안이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단 한방으로 해결이 되었어 ~~ ㅎㅎ 그가 네게 프러포즈를 한 거야 ~ 


<남편 입장>


그녀가 울었다. 그것도 나를 잃을까 봐 ~ 

내가 좋아하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누군가 기적이라고 하던데...

그 기적이 내게 왔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다른 말로 하면 눈이 멀었다. 


왜 수많은 증거가 있었고, 심지어 아내는 내게 수없이 자기 성격이 나쁘다고 했는데 왜 유독 나만 아내 성격이 귀엽고 좋다고 우긴 것일까? 그 증거들을 무시한 죄로 현재 그 벌을 달게 받고 있는 중이다. 살면서 16년간 말이다.


어찌 되었든 그 장거리 연애 혹은 국제 연애, 그건 내게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누군가를 보러 비행기를 타고 가서 보다니...

이런 건 영화에만 있는 줄 알았다. 그것도 해외에 시험만 보러 갔지 출장은 이번 프로젝트 때문에 처음. 해외여행이란 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내가 달랑 한 사람을 만나러 비행기를 타다니 말이다.


참 이번에도 역시 내 맘대로 지어냈다고 할까 봐 작은 증거라도 제시해 본다.


아래는 아내가 내게 쓴 편지 중에 있는 냉혈한이라는 증거다.(아래 빨간색)

이 또한 글의 내용 중에 있는 내용이라 번역은 굳이 하지 않고 생략합니다. 


在你回国前,好朋友就预测我会想你想的哭出来,当时我回答说我才不会来。因为我一直觉得自己有点冷血,看到再感人的电影我都不会哭一下,我又怎么可能为了一个远在异国他乡的人哭鼻子呐,当然不会!但事实证明我的感性又战胜了我的理性,我一边写这篇文章,一边想你,一边眼泪就淌下来了。我觉得自己的爱情为什么要那么的艰难?为什么不可以容易一点?为什么要有那么多的险阻?为什么我们不能天天在一起?为什么我们要天天靠打国际长途才能听到对方的声音?难道是上帝的安排,考验我们吗?那我就把它当作是考验吧,希望我和你都能通过。


한 달에 한번 남편이 중국으로 올 때마다 갔던 여행 사진 - 시탕(미션 임파서블), 난징, 칭다오, 베이징 


**************************************************

전편은 브런치 북으로 발행했습니다. 

속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1부가 도움이 될 듯해서 아래 링크를 걸어둡니다.


[브런치 북] 상하이 여자 vs. 한국 남자 (brunch.co.kr)


전편은 우리나라의 이웃인 중국. 그중에서도 한 도시인 상하이의 일반적인 이야기와 우리와 다른 문화 그리고 약간의 저희 경험을 담았습니다.

속편은 12화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편: 10화, 속편: 12화)

주 2~3회로 생각하고 있고요. 글쓰기 초보라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좋아요 & 댓글을 주시면 초보인 제게 힘이 되어 글을 마무리하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혹 글이 공감이 되어 구독하시면 알람이 되실 거고요.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04화 3번의 항저우 여행과 3번의 소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