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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하이 SG Nov 08. 2022

3번의 항저우 여행과 3번의 소원

상하이 여자 vs. 한국 남자 - 아내의 관점 3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 

매일 쓰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2번 ~ 3번 쓰니 쓸 때마다 전에 뭐라고 썼는지 봐야 하네~


참 ~ 첫 이야기는 난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를 적었고 

직전엔 작전과 첫 연애 이야기를 썼고, 이번엔 항저우 이야기를 하기로 했지.


그래 우린 항저우에 특별한 인연이 있어. 

중요한 순간마다 모두 항저우에 갔거든. 모두 3번을 갔고, 3번 갔을 때마다 소원을 빌었고 그게 모두 이루어졌어.


그런 거 있지. 원하는 걸 말했는데 다 이루어지면 오히려 소원을 빌 때 조심스럽게 되는 거 말이야.

알라딘의 요술램프 소원은 딱 3번밖에 이루어지지 않잖아?

그러고 보니 우린 항저우에 가서 3번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다음에는 추가로 소원을 빈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렇게 보면 우린 그 세 번을 다 썼어. 그다음에 또 소원을 빈다면 그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건 당연하고 이루어지면 좋은 거라 생각해야 할 듯 해. 


지난번에 항저우에 다녀왔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때 시간이 없어서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제대로 이야기 못한 게 하나 있었어. 항저우에 영험한 영은사라는 절이 하나 있어 거기 갔다고 했지. 그때 남자 친구가 되기 몇 시간(?) 전의 그와 영은사에 있는 모든 부처님께 절을 했거든... 나도 몇 분이 계시는지는 모르겠는데 대략 100분으로 보면 우린 바닥에 200배의 절을 한 거지. 절은 2번 반이 기본이니 말이야. 옆에 있는 그도 따라서 하더라고... 조금 힘든 기색은 있었지만 난 그래도 한 명의 부처님도 빼놓지 않고 다 했어. 흘긋 보니 나름 열심히 하데~ 무얼 빌었는지 궁금하긴 했고 말이야. 


두 번째 간 건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두 달 후 답례하러 갔어. 소원을 빌고 이루어지면 반드시 답례하려 또 방문해야 하거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원 빌고 달성하면 고마운 줄 몰라. 그럼 다음에 다시 빌어도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거든. 그리고 나는 그에게 그랬듯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답례하는 사람이잖아. 근데 답례만 했겠어? 답례 절도했지만 또 다른 소원도 물론 빌었지.


세 번째 간 건 결혼 후야. 그때도 물론 결혼에 대한 답례를 하러 갔고, 답례를 한 김에 또 다른 소원을 빌었지. 


그렇게 세 번의 항저우 방문, 세 번의 소원 그리고 모두 달성된 이야기야. 물론 아이를 놓고 나선 한번 더 답례 절도하러 갔지.


첫 번째는 소원을 빈 당일 이루어졌어. 그가 나의 남자 친구가 되어 달라고 한 것. 빠르기도 하셔라 ~ 

두 번째는 소원성취에 대한 답례 겸 둘의 관계가 좋은 결실(ex. 결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

             이건 시간이 좀 걸리더군. 9개월 걸렸어. 이 정도 시간 걸리는 거야 뭐 당연하지...

세 번째는 남자 친구도 되고, 결혼도 했고 뭐겠어? 이쁜 아이를 낳았으면 하는 거였어.

            이것도 빌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어. 1년 좀 더 걸렸던 것 같아. 결국에는 되었네~ 


정말 신기하게도 모두 이루어졌고, 특히 딸아이를 낳았는데 소원대로 우리 둘보다 이쁘게 태어났어. 거리가 먼 사람끼리 결혼하면 아이들이 이쁘다고 하더니만 정말 그런가 봐.


아직은 좋은 이야기들만 있네~ 한번 더 있을 것 같아. 

다음엔 프러포즈와 두 번의 결혼식 이란 주제로 써질듯해. 그다음은 결혼이 다 그렇지 뭐~ 그다음부턴 불만의 연속이야 ~ 



<남편 입장>


지금의 아내와 첫 번째 항저우 여행, 물론 그 항저우 여행 덕분에 연애를 시작하게 되어 나에게 뜻깊은 도시다. 두 번째, 세 번째도 그렇고 말이다. 그래서 몇 년 전 15년 동안 잘 다니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사업 시작하고 혼자 새벽에 기차 타고 출발해서 저녁에 아내 퇴근하기 전에 돌아오기도 했던 내겐 마음이 편해지는 그리고 방문하면 뭔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것 같은 도시로 기억하고 있다. 많이 받았으니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다. 물론 이루어지면 더 좋다.


처음 아내와 항저우 영은사에 방문했을 때 당황했다. 불상이 몇 개인지는 모르겠는데 한쪽 방향도 한 번도 아니고 한쪽 방향에 불상이 3개 있으면 그 3개의 불상에 각각 두 번 반 절을 하는 거다. 중국사람은 산 사람에게는 절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새해 어른들께 인사하는 예절(?)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문화 대혁명 때 그런 건지, 그전에 그런 건지는 모른다. 하여간 죽은 사람 그리고 불상에게만 절을 한다. 난 바닥에 절하는 중국사람들을 보면 음... 참 열심히 절도하네~라는 생각이 전부였는데 내가 절을 하다니... 그것도 모든 불상에 말이다. 불상이 100여 개 되고 2번 반 절을 하니 108배 보다 더 많은 절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한 적이 없기에 다리가 살짝 후들거렸다. 뭐 그래도 처음은 나쁘지 않았다. 내가 빌었던 소원이 당일에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엄마, 아버지 건강, 두 동생 그리고 내 연애 이렇게 3가지를 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내가 여자 친구가 되고 나서 2달 후 또 항저우에 가야 한단다. 답례를 하러 간단다. 헉 ~ 그럼 또 200배를 해야 하는 거야? 여자 친구가 가자는데 어쩌겠나? 이왕 가는 거 좋게 생각해야지 말이다.

덕분에 향도 피워보고 보시도 해보고 절도하고 이렇게 덕분에 새로운 경험도 해본다.

참 그렇다. 이 작은 일을 봐도 그렇다. 국제결혼의 단점은 다르다는 것, 장점 또한 다르다는 것이다. 이것을 장점으로 활용하느냐 단점이 되어버리느냐는 각자의 몫일 듯하다. 


항저우 갔을 때 내 사진이야. 이때 참 어렸는데... 그때 사진을 찾을 수 없어서 역시 남편이 프러포즈할 때 준 책자의 사진을 찍어 올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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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은 브런치 북으로 발행했습니다. 

속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1부가 도움이 될 듯해서 아래 링크를 걸어둡니다.


[브런치 북] 상하이 여자 vs. 한국 남자 (brunch.co.kr)


전편은 우리나라의 이웃인 중국. 그중에서도 한 도시인 상하이의 일반적인 이야기와 우리와 다른 문화 그리고 약간의 저희 경험을 담았습니다.

속편은 12화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편: 10화, 속편: 12화)

주 2~3회로 생각하고 있고요. 글쓰기 초보라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좋아요 & 댓글을 주시면 초보인 제게 힘이 되어 글을 마무리하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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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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